애 인 - 대 화
정진선
부드러운 공백의 시간을
기대하지 마세요
무료(無聊)가
갈증처럼 찾아와
메마른 감정으로
구석에 놓인 가구처럼
서로를 바라볼 때
대화는
시원한 물이 됩니다
지금 시작해야 하는
눈빛보다 강력한 현타입니다
무뎌진 마음이
습관처럼 일상을 지배한다.
디테일한 지적과 무관심이 찾아온다.
그대의 입술은 누구를 위해 노래할까.
탈피의 무게가 가볍다.
빈고치를 쥐고 허탈하게 위로를 찾는다.
이유는 가끔 만족을 찾지 못한다.
더 큰 만족의 시간이 찾아오길 바라며
주변에 놓인 이유를 다시 택한다.
언제까지 이 곳에 있어
마음의 빈 구멍을 채울 수 있는
따뜻한 목소리를 들을까.
차라리
상처라도 받고 싶을 때가 오면
작은 벌레도 서로 보살핌이 있음을 알아야 했다.
그때는
모든 사물의 모양을
쉽게 설명하는 법을 알았었다.
시인 정진선 : 한국문인협회 회원, 2013년 시집 '그대 누구였던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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