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질식사고가 경고였는데…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안전책임자까지 잃었다 (2부)

최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6-05-26 08: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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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공간 사고 뒤 원인 조사 과정서 또 사망…현대건설 컨소시엄·DL이앤씨 안전관리 체계 책임론 확산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전날 질식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사고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밀폐 설비 내부에 들어간 DL이앤씨 소속 안전 책임자까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장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사고 현장에서 근로자 2명이 이틀에 걸쳐 숨졌다. 사진은 지름 2m, 높이 17m 크기의 타워 드럼 모습. /사진=현대건설 홈페이지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단순한 현장 사고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4일 이미 작업자 1명이 지름 2m, 높이 17m 규모의 타워 드럼 내부에서 질식 사고를 당한 상황이었다면, 해당 설비는 즉시 고위험 밀폐공간으로 통제됐어야 한다. 

 

산소농도와 유해가스 측정, 출입 허가, 감시자 배치, 구조장비 확보, 2인 이상 작업 등 기본 절차가 작동했는지가 이번 사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25일 숨진 A씨가 현장 안전 관리를 총괄하던 안전 책임자였다는 점에서 파장은 더 크다. 작업자를 보호해야 할 안전 책임자마저 보호받지 못한 현장이라면, 일반 작업자의 안전은 과연 어떤 수준으로 관리됐느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전날 사고가 명백한 경고 신호였음에도 다음 날 또 다른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은 현장의 위험 통제 시스템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낳고 있다.

사고가 난 샤힌 프로젝트 패키지 1 공구는 현대건설이 주간사를 맡고 현대엔지니어링과 DL이앤씨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초대형 플랜트 현장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국가적 규모의 석유화학 프로젝트에서 밀폐공간 안전관리의 기본이 무너졌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공사 규모와 기업 명성은 컸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생명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울산고용노동지청은 현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 이틀 연속 사망사고 난 샤힌 현장…안전관리는 뒷전?

 

경찰도 유해가스 잔류 여부와 사고 당시 진입 절차, 안전장비 착용 여부, 현장 통제 상황 등을 확인하고 있다. 향후 조사는 A씨 개인의 판단 문제가 아니라, 원청과 공동도급사, 현장 관리 체계가 위험을 사전에 차단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사고 뒤 사고”라는 점에서 더 엄중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첫 사고는 예기치 못한 위험 노출이었다고 해도, 두 번째 사고는 전날 발생한 위험을 알고도 막지 못한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작업자가 쓰러졌다면 다음 날 현장은 조사보다 통제가 우선이었어야 한다. 안전 책임자가 혼자 내부에 들어갔다면, 그 자체로 현장 안전 매뉴얼과 지휘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에쓰오일과 DL이앤씨 그리고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이제 사고 경위 파악을 넘어 왜 같은 공간에서 이틀 연속 인명 사고가 발생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초대형 프로젝트의 공정 지연이나 법적 책임보다 앞서야 할 것은 현장에서 사람이 왜 또 숨졌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다. 

 

이번 사고는 한 명의 안전 책임자를 잃은 사건을 넘어, 대형 건설 현장의 밀폐공간 관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드러낸 중대 경고로 남게 됐다. 

 

<3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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