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오송금, 매년 ↑...'소비자주의'만 있고 대처법 '全無'

문혜원 / 기사승인 : 2019-08-09 13: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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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나몰라라’대응에 잇따른 쓴소리..“법적 권리 없어”
일각서, “은행에서의 적극적인 피해구제 방법 모색해야”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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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 주부 A씨는 얼마 전 자신의 통장에 모르는 돈 80만원이 입금됐다. 찝찝한 마음에 은행에 가서 이 사실을 알리고 어떻게 돈을 돌려줘야 하냐고 물어봤지만, 은행에선 별다른 방법이 없다며 "기다리라"는 말만 했다. A씨는 3개월 이상 기다려봤는데도 별다른 연락이 없어 은행에 재차 문의했지만, 특별한 방법을 찾지 못해 결국 그 돈을 써버렸다.


# 직장인 B씨는 최근 월급을 받은 후 부모님께 용돈을 보내드리기 위해 100만원을 계좌이체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잘못된 계좌로 보내 바로 은행에 신고했지만 별다른 대응조치를 받지 못해 발만동동 굴렸다.


이러한 사례처럼 고객의 실수로 잘못 간 송금이 한 해만 2000억원대로 집계됐다. 이처럼 착오송금이 늘어가는 추세에도 이렇다할 대처는 없고, ‘소비자주의안내’만 있는 현실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은행의 이른바 ‘나몰라라’대응이 문제라며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착오송금은 최근 5년간 해마다 늘고 있다. 금융위원회 자료를 보면 송금피해액은 2014년에는 1450억, 이후 매년 늘어서 지난해에는 2400억 원대에 달했다. 특히 모바일, PC등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착오 송금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착오송금을 반환해달라고 청구한 건수를 보면, 5년 전에는 5만여 건 정도였다가, 지난해에는 10만여 건 정도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돌려받지 못한 비율이 높았다. 2014년에는 46%에서 지난해에는 50% 정도로 늘었다.


소비자들은 대게 이런 송금실수로 잘못 간 돈을 은행을 통해 반환받을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은행, 금융감독원 등에서는 송금오류에 발생된 대응조치는 현재까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현재 은행 영업 권리 의무에 따르면, 직원이 거래에 개입해 계좌번호나 금액 등의 확인으로 도움을 줄 순 있지만 비대면 거래에서는 소비자가 모든 정보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이는 은행이 모든 개인고객의 사연에 따른 거래정보를 검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통 착오송금 발생이 생겼을 경우엔 착오송금을 통제하고 예금주에게 반환해달라고 동의를 구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은 계좌명의인에게만 예금을 지급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며 “은행은 착오송금시에 계좌명의인에게 전화를 해서, 이런 일이 있으니 착오송금이 맞으면 입금자에게 송금을 해서 돌려주라는 취지정도로만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은 예금자보호법 하에 예금자 동의가 필수다. 만약 잘못 받은 돈의 명의자가 돌려주지 않았을 경우엔 범죄가 성립돼 법적 조치가 취해지지만 이것을 은행이 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소비자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고령층은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아 스마트폰이나 PC로 계좌번호나 송금액을 잘못 입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위한 피해구제 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착오송금에 대한 은행의 적극적인 행위가 법적으로도 강요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형식적인 조치에만 머물고 있는 점이 현재 착오송금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민간에서 벌어진 일은 민간이 알아서 해결하는 자율적 규제가 필요하다”면서 “‘소비자보호’라는 명분을 단 생색정책만 내세울 게 아니라 감독당국이나 은행들은 송금오류 발생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지고 나름의 대응규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착오 송금을 구제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에 나섰다. 금융위는 예금보험공사법 개정을 통해 예보 업무 범위에 착오송금 피해 구제 업무를 추가하고, 구제 계정의 설치, 운영 등에 대해 규율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또한 민병두 더불어 민주당 의원 입법 형태로 예보법 개정안을 발의해 송금액의 80%를 예금보호공사가 대신 돌려주고, 수취인에게 이를 청구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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