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서, “노조 없는 금융사, 비공개 인사절차 공정성 의문”제기
![[사진 = 메리츠금융]](/news/data/20190312/p179589631351607_254.jpg)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 오이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바로잡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쓸데없이 의심살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메리츠금융이 최근 청와대행정관 출신을 임원으로 선임하면서 낙하산 인사 의혹 논란에 휩싸이는 등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메리츠금융지주가 최근 브랜드전략팀을 신설하면서 한정원(39)靑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임원급으로 영입한 것을 두고 ‘적합성’ 진위여부에 대해 업계를 넘어 정치권에서까지 낙하산 논란의 파장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은 홍보담당 적임자로 판단해 영입했다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에 선을 그었지만 야당이 인사에 문제가 있다고 거론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가 그룹 브랜드 전략 강화를 위해 브랜드전략본부를 신설하고 한정원 상무(전 청와대 행정관, 전 SBS 방송기자)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상무는 이번 달 부터 2022년 3월까지 3년간 계약기간으로 있게 된다.
한 씨는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 행정관으로 입문해 약 1년 여간 정무수석실 산하 정무비서관실에서 근무했다. 이 전에는 SBS 정치부 기자로도 활동했으며, 처음 기자시절 한국경제 금융부 기자로도 활동했다고도 전해진다.
메리츠금융에선 이번 브랜드전략팀을 신설한 이유로 그간 금융지주에서 홍보팀이 따로 없던 관계로 메리츠화재에서 이를 대행해 왔으나 시너지 면에서 효과적이지 않다는 판단 아래 홍보팀도 만들고, 임원급을 영입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메리츠금융지주 내부에서는 전직기자출신이기도 하면서 홍보팀 언론기능 강화 역할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적합한 인물로 한정원 전 행정관을 계열사(보험·증권)CEO의 합의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한 씨는 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도 무사히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윤리위 측이 ‘업무 연관성이 없다’고 봤다. 낙하산 인사와 무관하다. 내부에서도 그동안 적임자로써 그를 선택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4급 이상 공직자가 자본금 10억원 및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기업에 취업하려면 공직자윤리위 심사를 받아야 한다. 한 상무의 경우 정무위 행정관 근무와 메리츠금융 간의 업무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심사 결과 취업이 가능하다는 게 공직자윤리위 측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메리츠금융이 계열사 브랜드 시너지 강화를 명분으로 기존에 없던 직책을 만들어 논란의 씨앗을 좌초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메리츠금융에서도 그동안 전례가 드문 파격적인 인사인데다, 특정 인사를 위해 필요도 없는 자리까지 만드는 '위인설관(爲人設官)'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또 정치권도 청와대 행정관이 퇴직 직후 민간 금융사 임원으로 선임된 것과 관련 문 정부가 자리 꽂아주기했는 거 아니냐는 것부터 윗선의 뒷자리 봐주기 등 여러 배경과 의혹이 보인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금융기관 근무 경력이 전혀 없는 기자 출신의 여성 행정관이 억대 연봉을 보장받는 유력 금융기관의 상무로 영전했다”면서 “한씨가 없던 자리까지 만들어 모셔야 할 만큼 출중한 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도 한 상무의 영입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융기관 근무 경력이 전혀 없는 비전문가 출신이 금융사 임원급으로 직행하는 경우는 이례적인 일이고, 내부 절차 인사 허용과정에 있어 공정성 논란이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특히 메리츠금융은 노조가 따로 없음에 따라 인사권한 결정에 있어 쥐락펴락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면서 “그런면에서 임원추천위원회 통해서 외부인사를 결정할 때 특히 신중했는지 여부는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사’결정은 사람에 관한 일이다. 이러한 중대한 결정이 있을수록 임원추천위원회가 투명하게 선정돼야 하는데 일부 노조가 없는 금융사가 거수기로 작동되고 있는 경우가 있다”면서 “금융사 낙하산 인사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도 없다는 면에서 반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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