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넷마블 등 신작으로 게임업계 '겨우' 웃었다...중국 자본 본격화 '위험수위'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9'가 24만명이 넘는 관람객으로 '수치적 분석'에서 접근했을 때 지난해 23만명을 뛰어 넘어 '역대 최고 흥행'이라는 분석이 일단 나왔다.
하지만 '역대 최고치'라는 수사적 표현은 이벤트의 '외형적 지표'일 뿐, 겉치레라는 비판을 받는 이 같은 '외형적 성장'과 달리 내실적 측면에서 접근할 경우 '아쉬움'이 많은 상황에서 마무리된 까닭에 폐막 이후에도 갑론을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신작 출품이 거의 없었던 까닭에 인기 게임사별로 준비한 시연 행사 보다는 무대 이벤트가 중심이 된 지스타가 되면서 이래저래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각종 e스포츠와 인터넷 방송 등 비게임 부문이 주축이 된 '기괴한 지스타'가 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가 총체적으로 '신작 가뭄 현상'을 겪고 있고, 그간 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던 인기 모바일 게임들이 최근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펄어비스와 넷마블 등 일부 업체가 이른바 '구원투수' 역할을 하면서 거의 전멸이 된 한국 게임시장의 맥을 겨우 이어갔다는 긍정적 평가가 일각에서 나온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번 지스타에는 유튜브·아프리카TV·LG전자·LG유플러스 등 게임 업체가 아닌 회사들이 대거 참가했다. 이들이 e스포츠 선수·게임 방송 진행자 등을 초청해 연 행사에는 인산인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수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그러나 게임 행사에 게임은 뒷전이 되고 오히려 관련 산업이 주인공 역할을 하면서 '주객전도'라는 쓴소리마저 나온다. 세계적 게임 업체 라이엇게임즈의 신작 '레전드 오브 룬테라'의 체험관이 아프리카TV 부스에 마련된 것은 대표적 사례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전반적으로 e스포츠 같은 이벤트가 더 많은 행사가 됐단 느낌이 있다"며 "신작이 없다는 것은 우울한 현실이지만, 또 다른 측면으로는 게임 이용이 '보는 것'으로 바뀌어 가는 (게임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애써 긍정적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시장의 흐름은 다소 비관적이다. 이를테면 차이나 머니의 '공습경보'는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어 게임업계의 시선을 사로 잡고 있다. 마치 무주공산처럼 돼 버린 한국 게임 시장에 영향력을 갖춘 중국 신작 게임들이 어느 정도의 한국 게임 시장 장악력을 보여줄지가 업계의 최근 관심사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 진출이 완전히 막힌 국내 업체 처지와 대조가 되고 있기 때문.
이에 대한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이미 중국 업체들은 별다른 제재조차 없이 무주공산 속에서 국내 게임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게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중국 자본의 침투는 이번 지스타를 신호탄으로 적색경보 상황으로 단계를 올려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지스타에선 중국 텐센트의 자회사 슈퍼셀이 메인 스폰서를 맡았다. 텐센트는 지난해 지스타의 메인스폰서인 에픽게임즈의 지분 48.4%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업체 중에서도 넷마블(11.56%), 크래프톤(11.03%) 등이 텐센트의 투자를 유치했다.
우리 정부는 내년 중국 판호(版號) 발급을 긍정적으로 전망했지만, 업계에서는 한국 게임산업의 기둥은 이미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회의론을 제기하며 냉소와 조롱을 보내고 있다. 일부 게임사들이 다른 업종으로 눈을 돌리며 탈출구를 찾는 이유로 중국 수출길 차단이 손꼽히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부랴부랴 의견 조율에 나서고 있만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인 것이다.
이 속에서 토종 업체의 체면을 가까스로 살린 국내 게임 기업들은 펄어비스와 넷마블이다. 특히 '펄스타'라는 다소 생뚱맞은 평가가 행사 내내 나오기도 했는데, 실제로 국내 게임 업체 중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낸 곳은 펄어비스였다.
펄어비스는 이번 행사에서 게임 업체 중 가장 큰 200부스를 설치하고 부산역 앞에도 전시관을 마련하는 등 물량 공세를 펼쳤다. 대표작 '검은사막'에서 파생한 '섀도우 아레나'를 비롯해 '플랜8'·'도깨비'·'붉은사막' 등 신작을 발표하며 게이머들을 열광케 했다.
특히 펄어비스가 지난 16일 지스타 펄어비스 부스에서 펼친 '아르샤의 창 한국 챔피언십 2019' 대회는 새로운 컨텐츠를 향한 유저들의 기대감을 끌어 올린 계기가 됐다.
'아르샤의 창'은 61레벨 이상 이용자 3인이 팀(파티)을 구성해 참여하는 검은사막의 PvP 대전 콘텐츠다. '아르샤의 창 한국 챔피언십 2019' 대회는 10월 19일 예선 스테이지를 시작해 그룹 스테이지를 거쳐 8강 진출팀을 선정했고, 11월 16일 지스타 현장 펄어비스 부스에서 8강전부터 결승까지 대회를 진행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르샤의 창' 대회가 펼쳐진 펄어비스 지스타 부스에는 수많은 관람객들이 모였다. 대회 현장에는 김재희 검은사막 총괄 PD가 깜짝 등장해 결승 우승팀을 축하하고 시상하며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김재희 검은사막 총괄 PD는 검은사막 이용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지스타 깜짝 선물도 공개했다. 지스타와 아르샤의 창 대회를 기념해 검은사막 이용자들에게 '크론석 500개'를 지급하기로 했다.
김재희 PD는 "지스타까지 찾아온 모험가와 방송을 통해 대회를 지켜본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시상식을 마치고 빨리 돌아가서 신규 클래스 및 신규 영지 등 새로운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넷마블도 '세븐나이츠 레볼루션'과 '제2의 나라' 등 신작으로 국내 게임 업계 빅3, '3N' 일원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라비티는 자사의 대표 게임 '라그나로크'의 지적재산(IP)을 활용한 라그나로크 오리진·라그나로크 택틱스·라그나로크X 넥스트 제네레이션 등 신작을 줄줄이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회 관람객은 폐막일인 이날 오후 5시 기준 총 24만 430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3만 5133명보다 3.9% 증가한 역대 최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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