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재의 경제별곡] 기름값 사태, 대안주유소 최선일까?

이완재 / 기사승인 : 2011-08-08 09: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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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고공행진을 기록중인 기름값 타개책으로 정부가 '대안주유소'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전국에 1300개 대안주유소를 짓기위해 1조3천억원이라는 국민세금을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지식경제부의 대안주유소 도입안을 놓고 일선 주유업계 관계자는 물론, 정부 실무부처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경부의 최중경 장관은 최근 한 포럼에서 대안주유소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현재 주유소시장은 독과점상태로 이런 때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반시장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말했다. 즉 대안주유소 도입은 정유사의 과점체제를 깨뜨리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고 있는 대안주유소는 일종의 국영주유소로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직접 원유를 제공받아 이윤 없이 석유소비자에게 싸게 기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선 정유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한마디로 명백한 반시장 정책에다 업계실정을 모르는 관료의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전국에 들어서게 될 대안주유소는 1300여개로 1조3천억원을 새 주유소 짓는데 투입해야할 판이다. 또 대안주유소를 지을 터는 국공유지로 활용하겠다고 한다. 지금도 어지간한 전국 국도변에 쉽게 눈에 띄는 것이 주유소인데 운전자들이 100원 남짓 싼 주유를 위해 우회하면서까지 대안주유소를 찾을지 의문이다. 또 국공유지는 소방안전기준이 엄격해 주유소가 들어서기조차 어렵다는 현실도 있다.


정유사·전국주유소협회 분석에 따르면 현재 운영중인 전국 주유소들의 절반이 부실경영에 허덕인다. 상황이 이렇다면 굳이 대안주유소를 짓더라도 새 주요소를 짓기보다 현재의 주유소들을 활용하는 방법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대안주요소를 통해 인력절감을 이루겠다는 발상 역시 셀프주유소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와 동떨어진 것이다.


주유소협회는 당장 유감의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주유소가 1만3천여개로 적정숫자인 8천여개를 훨씬 넘어선 숫자”라고 지적하고 “이는 과거 정부의 마구잡이식 등록제가 낳은 결과”라고 성토했다. 협회는 이런 상황에서 대안주유소 설립은 기존 주유소들의 무더기 폐업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작금의 기름값 사태 해법을 대안주유소가 아닌 정부의 유류세 인하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기름값 안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만이 기름값을 떨어뜨릴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 근거의 배경에는 휘발유값의 절반 가량이 세금이라는 데 있다. 여기에 유류세로 불리는 교통에너지환경세를 비롯해 교육세와 주행세, 부가세 등 세금이 48%인 922.9원을 차지하고 있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시민모임의 석유감시단은 유류세 탄력세율을 마이너스 11.37%로 적용할 경우 휘발유가격이 리터당 152원 떨어지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유업계 역시 원유를 수입할 때 부과되는 석유수입부과금을 없애고, 현행 3%인 할당관세를 0%로 하면 각각 리터당 16원, 21원의 인하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연일 실속 없는 정책대안만 내놓고 있는 사이 최근 서울에서 거래되고 있는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2029.46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석유값 고공행진의 원인이 현행 유통구조상의 문제라면, 정부의 힘 있고 합리적인 개선구조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것도 어렵다면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유류세 인하를 신중히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이도저도 아닌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포퓰리즘식으로 내놓는 것은 곤란하다. 이쯤에서 묻고싶다. ‘대안주유소 도입안’은 최중경 장관 자신의 주장인지, 아니면 고심하고 내놓은 정부의 공식 정책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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