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첨단소재마저 적자…상반기 흑자 3분기에 소진

이슬기 기자 / 기사승인 : 2026-11-06 23: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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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화학·첨단소재 영업손익 3668억원 악화…수익성 방어력 약화
대산 통합 이어 여수 재편 추진…현금흐름 개선 여부가 관건
▲ 롯데케미칼 CI

 

롯데케미칼의 상반기 흑자가 3분기 한 번의 적자로 사라졌다. 주력인 기초화학뿐 아니라 수익성을 떠받치던 첨단소재까지 손실을 내면서 사업구조 재편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앞으로는 생산시설 통합에 따른 회계상 실적 개선과 실제 현금창출력 회복을 구분해 평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6일 롯데케미칼(신동빈·이영준·주우현 각자대표)이 발표한 2026년 3분기 연결 매출은 5조3951억원, 영업손실은 2814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 1326억원보다 1488억원 확대됐다.

직전 2분기 영업이익 1101억원과 비교하면 한 분기 사이 영업손익이 3915억원 악화했다. 영업이익률도 1.9%에서 마이너스 5.2%로 떨어졌다.

특히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735억원과 11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확보한 상반기 흑자 1836억원을 3분기 손실이 모두 상쇄했다.

이에 따라 1~3분기 누적 영업손익은 97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영업손실 5096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는 약 80.8% 줄었다.

실적 악화의 중심에는 기초화학과 첨단소재의 동반 부진이 있다.

기초화학부문은 2분기 23억원의 영업이익에서 3분기 2166억원의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한 분기 사이 손익이 2189억원 악화했다.

첨단소재부문의 변화도 크다.

2분기 132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첨단소재는 3분기 1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익이 1479억원 감소한 것이다.

두 사업부문의 영업손익 악화 규모를 합하면 3668억원에 달한다. 전체 연결 영업손익 악화 규모인 3915억원에 근접한다. 다만 사업부문별 손익과 연결실적 사이에는 내부거래 제거 등 조정이 있어 이를 정확한 손실 기여율로 해석할 수는 없다.

주목할 점은 첨단소재가 더 이상 실적의 완충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2분기 첨단소재 영업이익은 롯데케미칼 전체 연결 영업이익보다 많았다. 기초화학이 사실상 손익분기점에 머무는 동안 첨단소재가 수익성을 지탱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3분기에는 첨단소재마저 적자로 돌아서면서 기존 사업의 손실을 보완할 이익 기반이 약해졌다.

원인은 제품가격과 원료가격의 차이인 스프레드 축소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스프레드 악화가 약 4900억원의 부정적인 손익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은 약 2800억원의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환율과 운송비 관련 부담도 약 800억원으로 제시했다.

단순히 원재료 가격이 오르거나 내렸기 때문이 아니라 원료 매입 시점과 제품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시차가 수익성을 크게 좌우했다는 의미다.

상반기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원료가격 효과가 3분기 들어 반전되면서 영업이익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다른 계열사의 실적도 엇갈렸다.

롯데정밀화학은 2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를 유지했지만 전분기 619억원보다 감소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용 소재 판매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했으나 2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분기 영업손실 169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롯데케미칼은 범용 석유화학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롯데대산석화와 HD현대케미칼을 통합한 H&L어드밴스드가 출범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하는 합작법인이다.

여수공장도 물적분할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여천NCC와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대산과 여수 사업재편을 통해 각각 약 3000억원의 현금흐름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향후 통합 운영에 따른 예상 효과로, 실제 개선 실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재무적으로 살펴볼 부분은 생산시설 통합 이후에도 자금지원 부담이 남는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9월 H&L어드밴스드에 대한 6000억원 규모의 출자와 약 4986억원의 자금보충약정을 각각 공시했다.

출자금은 지분 확보를 위한 투자이며 자금보충약정은 일정한 조건에서 금융지원 의무가 발생하는 구조다. 두 금액을 단순 합산해 확정된 현금 유출액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통합법인이 연결 영업손익에서 제외되더라도 지분법손익과 금융지원 부담은 남을 수 있다.

실제로 이번 3분기 기초화학 실적에는 대산 사업장의 7~8월 손익만 반영됐다. 4분기부터는 연결 범위 변경에 따른 손익 개선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향후 영업손실이 감소하더라도 이를 기존 생산시설의 수익성이 개선된 결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통합법인의 실적과 출자금 집행, 차입금 상환 및 영업현금흐름을 함께 검증해야 한다.

고부가 소재 사업 확대 역시 중장기 과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9월 율촌 컴파운딩 공장 24개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연간 생산능력은 50만t 규모다. 내년 1분기에는 고부가 제품 전용 라인을 추가 가동해 기능성 소재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신규 설비의 가동이 곧바로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판매량 확대와 제품 스프레드 회복이 함께 나타나야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의 3분기 실적은 사업재편의 성패를 판단하기보다는 기존 수익구조의 취약성을 다시 확인한 결과에 가깝다.

상반기 흑자를 한 분기 만에 반납한 만큼 4분기부터는 단순한 적자 축소보다 실제 이익창출 능력이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

대산·여수 사업재편이 재무제표상 손실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영업현금흐름과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것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실적 평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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