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회복·관광객 매출 확대 ‘쌍끌이’ 효과
중산층 소비 한계·중동 전쟁 등 외부 변수는 과제로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국내 백화점 업태가 외국인 소비와 명품 수요 확대에 힘입어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국내 ‘빅3’ 백화점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기존점 성장률 확대에 힘입어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심리 회복과 관광 수요가 맞물린 가운데 백화점이 오프라인만의 ‘공간 경쟁력’을 되찾으며 핵심 소비 채널로 재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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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전경/사진=롯데백화점 |
◆ 롯데백화점, 외국인 매출 1위 ‘관광형 백화점’으로 진화
롯데백화점은 하이엔드 상품과 외국인 관광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2025년 총 매출 8조4630억원, 순매출 3조3394억원으로 2024년 총 매출 8조4528억원에 비해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 매출 증가세도 뚜렷하다. 토요경제가 백화점 3사에 취재한 결과 본점 기준 외국인 매출은 2023년은 무려 100%, 2024년과 2025년 각각 40%씩 크게 성장했다. 올해 1~3월에는 럭셔리 주얼리 55%, 해외명품 30%, 영패션 25%가 증가하며 고가 소비 중심 구조가 강화됐다.
“외국인 고객은 여행 기간 내 고가 상품을 중심으로 집중 소비하는 반면 내국인은 생활형 소비를 이어가는 특징이 있다”고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말했다.
◆ 신세계백화점 리뉴얼·명품·외국인 ‘삼박자’
신세계백화점은 점포 리뉴얼과 콘텐츠 강화, 명품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3년간 순매출은 2~3%대 증가 흐름을 유지했고 총매출도 꾸준히 확대됐다. 지난해 신세계 백화점 사업 부문 매출은 7조4307억원(면세부문 별도) 영업이익 4061억원으로, 전년비 약 2.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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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사진=신세계백화점 |
외국인 매출 증가가 두드러진다. 강남점 외국인 매출은 52.3% 증가하며 비중 17.7%를 기록했고 본점은 82.3% 증가해 18.5%까지 확대됐다. 센텀시티점도 135% 급증했다.
지난해 외국인 매출은 6000억원대 중반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1월에는 900억대 중반의 매출을 올리며 월매출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명품과 워치·주얼리 수요가 가장 높은 가운데 외국인은 환율 효과를 활용한 고가 소비를, 내국인은 예물과 리빙 중심 소비를 이어가는 흐름이다. 일본·대만·북미·중동 등으로 외국인 소비가 다변화된 점도 특징이다.
◆ 현대백화점 ‘더현대’ 앞세운 체험형 전략
현대백화점은 체험형 공간 강화와 고급화 전략에 힘입어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더현대 서울과 무역센터점을 중심으로 외국인 고객이 급증하며 지난해 외국인 매출은 7000억원대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동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230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매출 4조1876억원보다 약 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782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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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전경/사진=현대백화점 |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2022년 3.3%에서 2025년 약 20%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전체 외국인 매출 비중도 1%대에서 6% 수준으로 확대됐다.
해외명품과 워치·주얼리, 패션 상품군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소비 고급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 외국인 매출 증가…롯데·신세계·현대 순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백화점 3사의 외국인 매출 성장률은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순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가 백화점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으면서, 입지 경쟁력과 관광 수요 흡수력이 실적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명동·강남 등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외국인 소비가 집중되며 점포별 실적 차별화도 뚜렷해지는 흐름이다.
일각에서는 매출 비중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현재 백화점의 기존점 성장에 외국인의 기여는3~4% 내외에 불과하다고 언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단순히 내수 중심의 산업이었던 백화점이 관광 소비를 흡수하는 업태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출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 ‘소득·관광 쌍끌이’…구조적 성장 기대해 볼만 해
백화점 호황은 내수 회복과 관광 소비 확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이후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상회하며 소비 회복 흐름이 나타났고, 올해 2월에는 112.1을 기록해 불과 1년 전인 작년 2월 95 대비 큰 폭 상승했다. 이는 실제 구매 증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백화점 업계는 이커머스로 수요를 상당 부분 빼앗기며 전반적으로 약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러한 흐름을 피해갔다. 오히려 한국은 백화점을 이커머스가 할 수 없는 ‘휴식 및 체험형 공간’으로 전환에 성공하면서 MZ세대 유입을 이끌어냈고,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 수요까지 더해지며 성장 동력을 확보한 상황이다.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이종우 교수는 “최근 백화점 매출 증가는 소득 증가 요인도 일부 반영돼 있지만, 핵심은 본업인 오프라인을 살려 ‘공간 경쟁력’을 살렸다고 본다. 백화점이 하나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으면서 주말 방문객이 크게 늘었고, 이러한 유입 증가가 이커머스에 밀렸던 매출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중동 지역 분쟁 장기화 등으로 항공료가 상승할 경우 관광객 유입이 둔화되며 백화점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백화점이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체험형 공간으로 진화하며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당분간 백화점의 전성시대가 다시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 중산층 소비 기반이 제한적인 만큼 구조적 성장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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