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17주년 특별기획]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지붕 없는 박물관 '군산 이야기'(14)

김병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6-16 09: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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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문화예술관광의 도시 군산', 문화예술인이 찾는 '창작의 도시 군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 근현대사는 아픔과 고난의 연속이다. 그 가운데 일제강점기는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다. 일제는 36년간 우리의 삼천리 금수강산을 수탈하고 농락했다. 군산은 그런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대표적인 도시다. 김병윤 대기자는 지난 100여 일 이런 아픔의 도시 군산의 이곳저곳을 돌았다. 그리고 다시 웅비하는 군산을 목도했다. 김병윤 대기자가 둘러본 ‘군산 이야기’를 ‘토요경제 17주년 특별기획’ 일환으로 매주 2회 독자에게 전하려 한다. [편집자 주]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문화예술관광의 도시 군산’
군산이 변모한다. ‘문화예술관광’ 도시로 탈바꿈한다. 군산시의 정책 방향이다. 경제 활성화에 큰 몫을 할 전망이다. 자립 도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생활이 변하고 있다. 해외여행은 제약이 많다. 비행기를 타기 어렵게 됐다. 여행의 욕망은 점점 높아져 간다. 관광객의 발걸음이 국내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군산시는 ‘AI와 코로나시대’에 맞춰 발 빠르게 정책을 수립했다. 문화와 예술이 혼합된 관광 도시가 목표다. 신의 한 수 같다. 군산의 모습이 탈바꿈할 것 같다.

시는 이를 위해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용할 계획이다. ‘해양레저도시’의 발판을 다지게 된다. ‘고군산군도’의 섬들이 뒷받침해 주고 있다.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섬에 레저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휴양시설을 설립한다. 인프라구축에도 힘을 쏟는다. 아름다운 섬 ‘어청도’에 쾌속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월명산전망대’도 에너지 제로 건물로 건설할 계획이다. 고군산군도에 케이블카 설치도 논의 중이다. 탄소 없는 군산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근대문화유산거리’는 관광자원으로 한계에 도달했다.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해야 한다. 군산은 금강과 만경강을 사이에 두고 형성됐다. 오래전부터 인류가 살았다. 먹거리가 풍부해서다.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연생태체험의 보고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다. 자연의 친구가 될 수 있다.

여행은 먹고, 보고, 자는 3요소가 이뤄져야 즐겁다. 군산은 그런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먹을 것이 많다. 해산물과 농산물이 풍부하다. 기본적으로 맛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완비됐다. 볼 것도 다양하다. 군산 시내가 ‘지붕 없는 박물관’이다. 한 걸음만 옮기면 아름다운 섬과 산이 반긴다.

숙박시설도 확충했다. 쾌적한 환경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다. 여기에 즐길 것도 준비돼 있다. 소규모 공연이 자주 열린다. 다양한 전람회도 관람객을 기다린다.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다. 유명한 대중예술인들이 군산에 정착하고 있다. 군산의 매력에 빠져서다. 예술인들은 군산 시민과 여행객을 위해 공개된 장소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군산은 일찍 산업화한 도시다. 일제가 점령하면서 산업화가 빨리 이뤄졌다. 최근까지도 대형 생산시설이 가동했다. 경기침체와 함께 문을 닫고 군산을 떠났다. ‘현대중공업과 GM’의 철수는 군산 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 거리에는 사람 발길이 끊겼다. 공장 주변의 불도 꺼졌다. 빈 상가가 늘어났다. 교훈을 얻었다. 제조업은 부침이 심하다. 이를 대비할 수 있는 것이 국내 관광산업이다. 군산을 찾는 관광객은 연 500만 명에 이른다. 시는 2021년에 1,000만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침체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기업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산업과 문화·예술·관광의 조화를 이루려 한다. 짧은 시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긴 시간을 두고 조화롭게 풀어야 할 과제다.

문화예술인이 찾는 ‘창작의 도시 군산’
군산이 예술인의 창작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여러 분야의 유명인이 터를 잡고 있다. 생활의 터전으로 삶을 이루고 있다. 창작하기 좋은 도시로 널리 알려졌다. 군산은 영감이 떠오르는 도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입소문은 널리 퍼져 나갔다. 이제는 예술인의 발길이 부쩍 잦아졌다. 군산에 정착하기 위해서다. 예술의 도시, 창작의 도시, 영감의 도시. 군산의 새로운 브랜드가 될 전망이다. 

▲ 군산을 찾은 유명 대중예술인들 <사진= 송성진 파라디소대표 제공>

 

군산이 어떻게 예술인의 사랑을 받게 됐을까. 어느 재즈 애호가의 열정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 재즈 레스토랑 ‘파라디소’를 운영하는 송성진 사장이다. 송 사장은 1년에 5~6번 재즈공연을 개최했다. 8년 정도 했다. 자비를 들여가며 열정을 불살랐다. 돈이 많이 들어갔다. 재즈 음악가들 사이에 소문이 났다. 재즈에 미친 사람. 재즈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 열정이 대단한 사람. 송 사장을 보고 싶어 했다. 송 사장의 순수함이 통했다. 송 사장은 꿈이 있다. 군산에 ‘재즈타운’을 건설하는 것이다. 재즈 음악가들이 송 사장의 뜻에 동참했다. 출연료를 줄여가며 군산에 내려왔다. 많은 대화도 했다. 예술인이 살 만한 도시 군산에 대해서.

이런 과정 속에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았다. 유명 재즈피아니스트 임인건이 군산에 왔다. 살려고 왔다. 제주에서 거주하다 군산으로 이사를 왔다. 군산에 있는 무언가에 이끌려 왔다고 했다. 군산에 예술인들이 정착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임인건은 군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군산 사랑을 음악으로 발표했다. ‘개복동 꽃순이’ ‘군산추억’ ‘군산에서’ 등을 작사·작곡했다. 직접 노래도 불렀다. ‘군산야행축제’ 때 오프닝 공연도 했다. 완전 군산 사람이 됐다. 임인건이 군산에 정착하자 동료들이 모여들었다.

대중가수 겸 재즈보컬 BMK도 군산으로 왔다. 구도심에 작은집 하나를 마련했다. 좋은 사람들 자주 보려고 집을 샀다. 스케줄이 없을 때는 군산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다. 동료들과 술 마시고 수다를 떤다. 재충전의 시간을 알차게 보낸다. BMK는 군산에 좋은 동료와 맛있는 음식이 많아 집을 샀다고 한다. 군산은 음악계에 회자하고 있는 장소라고 분위기를 전한다. 재즈 기타리스트 찰리정도 합류했다. 서울에서 작업하다 문득 생각나면 한숨에 달려온다. 구도심의 묘한 분위기가 작곡의 영감을 준다고 한다. 군산은 알 수 없는 창작의 기운이 숨어 있다고 예찬론을 펼친다.


아트포크락 아티스트 김두수도 군산의 매력에 빠져 정착했다. 김두수는 여러 곳을 떠돌며 살았다. 어느 날 군산의 시골길을 걷다가 석양과 평야에서 느껴지는 넉넉함에 이끌려 주저앉았다. 얼마 있다 떠나겠지 했는데 아직도 살고 있다. 군산이 자신을 떨쳐내지 않는다고 한다. 군산 사람들의 푸근한 인심도 김두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요즘 사람은 화가 많은데 “군산 사람은 따뜻하고 넉넉함을 느낄 수 있다.”며 활짝 웃는다.

사진 아티스트 김우영과 민병헌도 군산의 아름다움에 빠져 눌러앉았다. 김우영은 뷰 파인더에서 바라보는 군산의 모습에 영감을 받았다. 군산의 속 모습은 인간이 현대문명으로 만들어낸 부산물이 아니었다. 김우영은 작업이라는 설렘을 불러일으킨 영감의 장소로 느꼈다. 군산을 한국에서의 사진 작업 베이스로 정했다. 민병헌은 우연히 군산에 들렀다. 어릴 적 동네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집과 거리의 풍경이 좋았다. 아주 편하게 느껴졌다. 충동적으로 이주를 결정했다. 살아보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사진작가들에게 군산은 모두가 작업 현장, 영감의 장소인가 보다.

군산에는 대중예술인이 계속 모여든다. 친구를 보려고. 술 한 잔 마시려고. 쉬었다 가려고. 영감을 얻으려고. 이유는 다양하다. 공통점이 있다. 군산에서 살고 싶어 한다. 군산으로 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동료의 조언을 듣고 간다. 문화예술관광의 도시를 꿈꾸는 군산에 좋은 소식이다. 군산시는 예술인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구상하고 있다. 시내의 빈 상가를 창작공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예술인의 편안한 작업실이 만들어진다. 불 꺼진 상가에 빛의 화려함이 반짝이게 된다. 도시 활성화에 좋은 방안이다.

군산은 이방인의 도시다. 열려있는 도시다. 마음이 푸근한 도시다. 외지인을 배척하지 않는다. 누구나 받아들인다. 한 번 발 디디면 떠나지 못하는 도시다. 예술인이 딱 살기 좋은 도시다. 

<계속>

 

토요경제 / 김병윤 대기자 bykim71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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