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원전 후행주기 선점…사용후핵연료 처분공 실증

이슬기 기자 / 기사승인 : 2026-10-04 18: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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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 첫 전용 굴착장비 개발·실제 암반 검증
고준위특별법 이후 처분시설 기술 확보 경쟁 본격화
▲ 현대건설이 개발한 사용후핵연료 처분공 전용 굴착장비

 

현대건설이 원전 사업 영역을 건설에서 사용후핵연료 처분까지 넓히며 원전 전주기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사용후핵연료 처분공 전용 굴착장비를 개발하고 연구 실증부지의 지하 암반에서 실제 규모 굴착을 완료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주관하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술개발 국책연구로, 현대건설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처분공은 사용후핵연료를 밀봉한 용기를 지하 암반에 배치하는 공간이다. 현대건설은 한국형 심층처분시스템에 맞춰 직경 1.75m, 길이 5.7m 규모 장비를 개발하고 실제 암반에서 시공성과 굴착 품질을 검증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굴진 데이터를 분석하고 라이다 기반 디지털 매핑 기술도 적용했다.

이번 실증의 의미는 장비 개발보다 사업 영역 확대에 있다. 현대건설은 굴착공법뿐 아니라 지하수 유입을 제어하는 건설재료와 암반 분류, 디지털 모니터링 기술까지 연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처분시설 건설에 필요한 기술을 묶어 확보해 향후 실제 사업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시장 여건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제정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에는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 건설 근거가 담겼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도 연구용 지하연구시설을 활용한 실증기술 확보를 후속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법과 제도가 만들어진 뒤 필요한 건 실제 처분시설을 구현할 기술인 셈이다.

현대건설은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해체와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술도 확보해왔다. 이번 실증으로 원전 신설에서 운영 이후 해체·처분으로 이어지는 후행주기 기술이 한 단계 구체화됐다.

아직 처분시설 공사를 수주한 단계는 아니다. 다만 국가 차원의 고준위 방폐물 관리사업이 진행될수록 처분시설 설계와 굴착, 건설재료, 암반평가 기술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이 국책연구 단계부터 시공기술을 확보한 이유도 향후 원전 전주기 사업에서 건설사가 맡을 수 있는 영역을 넓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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