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통제 등 주요 현안 집중 논의...회담 결과는 회의적
| ▲ 앨런 미 재무장관이 6일 중국을 방문, 시진핑정권의 핵심 인사들과 미중 양국간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사진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한 옐런 장관. <사진=연합뉴스> |
미국과 중국, G2간의 첨단산업 패권을 둘러썬 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재닛 앨런 미 재무부장관이 6일부터 9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포괄적인 반도체 제재조치에 대응, 중국이 최근 반도체 원재료인 갈륨·게르마늄에 대한 수출통제에 나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 바이든 정부의 핵심 경제통이 중국행에 나선 것이다.
옐런은 미 중앙은행장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 출신으로 바이든 경제팀의 실질적인 사령탑이다. 그런 만큼 이번 중국 방문에서 양국 간 '첨단산업 패권 전쟁'의 핵심 현안 이슈들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앨런은 실제 이번 3박4일간의 방중 기간 동안 리창 국무원 총리, 허리펑 부총리, 류쿤 재정부장(장관) 등 시진핑정권의 경제라인 핵심 인사들과 연쇄 회동이 예정돼 양국간의 기술패권전쟁이 누그러질 지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중국 상무부가 옐런 장관의 방중을 사흘 앞둔 지난 3일 반도체 핵심 원료인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조치를 선언하고, 즉각 미국이 이에 반발하는 등 기싸움이 고조돼 이렇다 할 성과를 내기는 힘들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 상무부는 5일(현지시간) 중국의 반도체용 주요 광물 수출 제한 방침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주요 광물과 원자재의 핵심 공급망에서 탄력성을 구축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갈륨·게르마늄 수출통제에 이어 상황에 따라 다른 희귀금속과 희토류로 전선을 확대할 것임을 천명한 가운데, 미국은 5세대 이동통신은 물론 인공지능(AI)·슈퍼컴퓨터용 첨단 반도체·반도체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데 이어 미국 기업·자본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대 중국압박을 늦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특히 미국은 자국 첨단기술 보호란 미명아래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중국 업체의 접근 차단을 준비하는가 하면 텐센트·알리바바 등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미국 내 사업을 제한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국 역시 조금도 물러설 의지가 없다. 미국이 첨단기술 중국 배제 전략인 디리스킹 정책에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계속 더 강력한 조치를 추가로 내놓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는다. 마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인 셈이다.
웨이젠궈 전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5일 관영 차이나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각국이 계속해서 압력을 가한다면 중국은 더 많은 조처를 해야 한다면서,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조치는 "강력한 펀치"이자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전후 사정을 종합하면 옐런 장관의 방중으로 디리스킹과 관련, 두 나라가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게 중론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 이은 앨런의 방중이 바이든정부가 '상황 관리' 차원에서 결정했다는 관측이 많은 이유다. 미중 갈등·대립 고조 속에서 자칫 오판에 따른 충돌을 막는 데 역점을 뒀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 미중 간에 이견이 너무 커 옐런 장관의 방중을 통해 양국간의 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화 재개에 의미를 두는 것 이상으로 기대할 게 없다는 의미이다.
미국 재무부에서 중국 담당 수석 조정관으로 일했던 TCW그룹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로빙거는 "그동안 거의 모든 수준에서 미중 정부 간 대화가 끊기다시피 했으며, 양국 핵심 경제관료들이 서로를 알지 못한다면서 "정책 입안자들이 상대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앨런이 이번 방중기간 중 중국 경제라인 핵심 인사들과 연쇄 회동하면서 디리스킹과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등 예민한 이슈에 팽팽히 맞서 서로의 자존심을 자극함으로써 사태를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물론 미중 양국의 갈등이 세계 경제와 첨단산업 공급망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점을 감안, 앨런의 방중기간 중 두나라의 갈등 해소의 새로운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란 일말의 기대감은 남아있다.
과연 앨런의 방중이 보복과 반격을 반복하며 마치 마주 달리는 열차처럼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첨단산업 패권경쟁의 방향을 어느쪽으로 돌려놓을 지 전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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