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유 확보는 안정적…가격상한·수출규제가 수익성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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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르무즈 해협[연합뉴스]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 목표를 동결했지만 국내 정유업계의 경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생산량을 유지하더라도 원유를 제때 운송하지 못하면 조달비용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 최고가격제와 수출물량 관리까지 맞물리면서 정유사의 손익 계산도 복잡해지고 있다.
2일 OPEC 공식 발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이라크·쿠웨이트·카자흐스탄·알제리·오만 등 7개국은 지난 1일 온라인 회의를 열고 12월 원유 생산 목표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OPEC는 결정문에서 "12월 의무 생산량을 2026년 9월 수준으로 유지한다(maintain September 2026 required production for December 2026)"고 명시했다.
이번 결정은 생산 목표의 추가 확대를 보류한 것이다. 그러나 생산 목표와 실제 공급량은 다르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동 분쟁에 따른 수출 차질로 주요 산유국 상당수의 실제 생산량은 여전히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산유국이 생산 여력을 확보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송이 원활하지 않으면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제한될 수 있다.
한국 정유업계에는 생산 목표보다 실제 원유 도착량과 운송비용이 중요한 이유다.
SK이노베이션(대표이사 장용호·추형욱)의 정유 자회사 SK에너지와 S-OIL(대표이사 안와르 알 히즈아지)은 해외에서 도입한 원유를 정제해 국내외 시장에 공급한다. 유가뿐 아니라 유조선 운임과 전쟁위험 보험료, 선박 운항 일정이 원가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국의 중동 의존도는 높다. 산업통상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원유 수입의 약 69%가 중동산이다.
다만 원유 조달 차질이 당장 발생한 상황은 아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10월 16일 국내 정유업계가 10~11월 원유 도입물량을 전년 평균 대비 100% 이상 확보했다고 밝혔다. 단기적인 원유 수급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물량 확보 이후의 비용과 수익성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정유사는 기존에 확보한 재고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높은 가격에 신규 원유를 구매하면 운전자금 부담이 커진다. 정제마진 역시 원유 가격 자체보다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판매가격과의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
국내 가격 규제도 변수다.
정부는 10월 17일부터 적용하는 제11차 석유 최고가격을 종전 수준으로 동결했다.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은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다.
국제 원유가격과 운송비용이 상승하더라도 정유사가 국내 공급가격에 이를 모두 반영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수출 역시 자유롭지만은 않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10월 국내 석유제품 소비 감소에 따라 정유업계가 수출제한 완화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 수급에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수출물량 관리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국내 정유사의 수익성은 원유 확보 비용, 국제 석유제품 가격, 국내 공급가격 상한, 수출 가능 물량이 함께 결정한다. 중동의 석유제품 공급 차질로 수출 기회가 확대되더라도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정도는 회사별로 다를 수 있다.
OPEC+의 다음 결정도 주목할 부분이다.
오는 29일 예정된 회의에서는 2027년 생산체계와 국가별 할당량이 핵심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동의 원유 수송이 정상화되면 공급 부족이 완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생산물량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국제유가에 하락 압력을 줄 가능성도 있다.
결국 SK이노베이션과 S-OIL에 중요한 것은 OPEC+의 동결 결정 자체보다 실제 수입원유의 조달가격과 도착 일정, 정제마진이다. 여기에 국내 가격·수출 규제까지 고려해야 한다.
원유를 얼마나 생산하느냐보다 얼마에 들여와 얼마나 남기고 판매하느냐가 정유업계의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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