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260억달러 투자 중 혜택 인정 범위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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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연합뉴스] |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독일 아우디의 미국 공장 투자 협상 과정에서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자동차업체에 관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정부가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약속한 자동차업체에 관세를 완화하기로 했다(ease tariffs on automakers that commit to more U.S. manufacturing)"고 29일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가 투자기업의 수입 완성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부담을 줄이는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번 구상은 아우디의 조지아주 공장 투자 협상에서 구체화됐다. 아우디는 약 40억달러를 투자해 연간 최대 2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4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2027년 공장 건설에 착수해 2030년대 초 생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우디는 유럽산 자동차에 적용되는 현행 15% 관세를 7.5%로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미국 상무부가 약 10% 수준의 관세율을 제시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주목할 부분은 감면 대상이다.
로이터는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다른 자동차업체들이 이미 발표한 미국 투자도 적용 대상이 된다(Other announced US investments by automakers would also qualify)"고 전했다. 신규 투자뿐 아니라 기존 투자계획까지 인정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경우 현대자동차(대표이사 호세 무뇨스)와 기아(대표이사 송호성)의 미국 투자도 검토 대상에 포함될 여지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6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능력 확대,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로봇 생산시설 등이 주요 사업이다.
다만 260억달러 전체가 자동차 관세 감면의 근거로 인정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투자계획에는 완성차 생산시설 외에 철강·로봇 사업도 포함돼 있다. 미국 정부가 자동차 생산 관련 투자만 인정할지, 부품과 소재 공급망 투자까지 포함할지가 중요하다.
기존 관세 감면제도와의 관계도 살펴야 한다. 미국은 이미 현지 조립 자동차의 권장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일정 금액의 수입부품 관세를 상쇄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2030년까지 연장됐다.
새로운 구상이 기존 부품관세 상계제도와 별개로 수입 완성차에도 적용될 경우 미국 현지 생산업체의 관세 부담을 추가로 낮출 수 있다. 반면 기존 혜택과 중복 적용을 제한하면 실제 감면 효과는 달라진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도 한미 무역합의에 따른 15% 관세가 적용된다. 아우디에 10% 수준의 관세율이 실제 적용된다면 현대차·기아 역시 미국 투자실적을 근거로 추가 감면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개별 협상 조건이 한국산 자동차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미국 상무부는 아직 새 감면제도의 구체적인 대상과 적용기준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아우디 공장 투자 역시 폭스바겐 감독이사회의 최종 승인이 남아 있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미국 투자액의 크기보다 투자실적을 관세 혜택으로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느냐다. 이미 대규모 현지 투자에 나선 현대차·기아에는 새로운 부담인 동시에 관세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협상 근거가 될 수 있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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