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롯데호텔[연합뉴스] |
롯데호텔 브랜드를 운영하는 호텔롯데는 현금이 넘치는 ‘그룹 금고’가 아니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성차입금이 5조원을 넘고 유동비율은 50%를 밑돈다. 그럼에도 롯데건설 자금조달에 신용을 제공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에 현금을 출자하는 등 그룹 재무의 완충판 역할은 뚜렷하다.
24일 토요경제 기업재무분석실이 호텔롯데와 신용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호텔롯데는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은 1조2323억원, 영업이익은 7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5%, 82.8%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94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02억원 순유출이었다. 투자활동에서 3570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재무활동에서는 3385억원이 유입됐다.
3월 말 유동자산은 2조9646억원, 유동부채는 6조161억원으로 유동비율은 49.3%다. 단기성차입금은 5조692억원, 순차입금은 7조1541억원이다. 다만 순차입금은 2024년 말 7조7984억원보다 줄었다. 한국신용평가는 단기 유동성 원천만으로 자금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부족하지만, 12조9000억원 규모의 부동산과 6조원 규모의 금융자산, 차환 능력을 고려하면 대응 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쟁점은 자본의 행선지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 지분 43.30%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롯데건설 관련 유동화 특수목적회사에 1500억원을 후순위대출했고, 1조5000억원 규모 차입금에는 이자자금보충을 제공했다. 롯데건설 신종자본증권 유동화 특수목적회사에도 4000억원의 자금보충약정을 맺었다. 1500억원은 직접적인 대출이지만 나머지는 일정 조건이 발생할 때 부담이 현실화하는 신용지원이다.
호텔롯데는 “관련 약정이 즉시 현금 유출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며 “영업 현금 창출력과 보유 유동성을 바탕으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계열사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을 지속적인 점검 대상으로 제시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는 실제 현금이 투입됐다. 호텔롯데는 2025년부터 2026년 1분기까지 총 2430억원을 출자했다. 회사는 “단순한 계열 지원이 아니라 중장기 성장성과 수익성을 고려한 투자”라며 호텔 리뉴얼과 해외 사업 확대 등 본업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렌탈은 돈을 넣는 곳이 아니라 현금화하려던 자산이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롯데렌탈 지분 56.2%를 약 1조5729억원에 매각하려 했고, 호텔롯데 몫은 9805억원이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불허로 거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서 지난 5월 18일 계약이 해제됐다.
호텔롯데는 대체 재무개선 방안으로 자산 효율화와 영업현금흐름 개선, 차입 구조 관리를 제시했다.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서울호텔 리모델링과 약 7200억원의 뉴욕팰리스호텔 토지 매입을 고려할 때 연내 롯데렌탈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단기간에 차입 부담을 의미 있게 낮추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호텔롯데는 본연의 역할이 호텔·면세·월드 사업 경쟁력 강화이며, 계열사 관련 결정도 사업성과 재무적 타당성, 그룹 시너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결국 쟁점은 당장의 유동성 위기 여부가 아니다. 본업에서 회복한 이익과 보유 자산·신용이 자체 차입금 감축과 경쟁력 강화에 우선 투입되는지, 그룹 계열사의 자금 수요를 흡수하는 데 쓰이는지가 호텔롯데의 정체성을 가를 것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