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거래대금 연동 이벤트 금지…금감원, 과당매매 유인 차단

위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8 13: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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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액 늘수록 보상 커지는 영업방식 제한…고위험 상품 이벤트도 금지
2027년 1월 시행 추진…수수료 할인은 허용해 거래비용 인하 경쟁 유지
▲ 금감원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거래대금 연동 이벤트를 전면 금지하면서 고객의 거래량을 늘려 수수료 수익을 확보하는 영업방식에 제동을 걸었다. 투자자의 매매가 늘수록 증권사 수익과 경품 혜택이 함께 증가하는 구조가 불필요한 거래와 투자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투자협회의 '재산상 이익 제공 기준'을 개정해 거래 횟수와 거래대금에 연동한 증권사 이벤트를 금지할 계획이다. 레버리지 상품과 신용공여, 해외투자 등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도 제한한다.

현행 금융투자업 규정은 증권사가 일반인이 통상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을 벗어나는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제공 기준과 내부통제는 금융투자협회의 자율규제에 맡겨왔다.

증권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주식 100주와 자동차 등 고가의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가 등장했다. 일부 증권사는 거래대금에 비례해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매매를 유도했다.

금감원이 제시한 사례에서는 한 증권사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거래대금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게 하루 최대 500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개인투자자 2명은 각각 3조4000억원과 1조7000억원의 ETF를 거래해 3억4000만원과 1억7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두 투자자의 합산 거래대금은 5조1000억원, 수령 상금은 5억1000만원에 달했다.

거래대금에 따라 지급하는 상금이 사실상 매매를 반복하도록 유인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문제는 투자자가 거래를 반복할수록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도 늘어나는 반면 투자자는 거래비용과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부담한다는 점이다.

특히 거래대금에 비례해 현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는 주가 전망이나 투자 필요성과 관계없이 거래 규모 자체를 확대하도록 유인할 가능성이 있다.

금감원이 이번 개정안에서 거래 횟수와 거래대금에 연동한 재산상 이익 제공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려는 이유다.

규제 대상은 일반 주식거래에 국한되지 않는다.

금감원은 레버리지 상품과 투자자 신용공여, 해외투자 등 투자자 보호 필요성이 높은 상품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도 내용과 형식에 관계없이 금지할 방침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이 확대될 수 있고, 신용융자는 차입금에 대한 이자 부담과 반대매매 위험을 수반한다. 해외투자는 주가 변동에 더해 환율과 현지 시장의 제도적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상품에 금전적 혜택을 제공해 투자를 유도하는 행위가 투자자의 위험 인식보다 단기적인 거래 유인을 앞세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모든 증권사 이벤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수수료와 이자 할인, 거래금액과 관계없는 이벤트는 기존처럼 허용할 방침이다.

이는 거래량 확대를 조건으로 현금이나 경품을 지급하는 방식과 투자자가 실제 부담하는 거래비용을 낮춰주는 방식을 구분한 것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벤트를 통한 고객 유치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거래대금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게 현금이나 주식 등을 지급하는 방식은 신규 고객 확보와 거래 활성화를 동시에 유도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새 기준이 시행되면 거래 규모에 따른 보상을 앞세우는 방식은 제한된다. 대신 자체 수수료 인하와 서비스 개선 등 거래량에 직접 연동되지 않는 경쟁 방식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벤트 금지가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감소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벤트를 통한 거래 규모와 증권사의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실제 효과는 시행 이후 거래 행태 변화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

거래대금 연동 보상이 사라지면 경품을 얻기 위한 불필요한 반복 매매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일반적인 투자 목적의 거래까지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금감원은 이달 중 금융투자협회 규정 개정안을 사전 예고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연내 개정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시행 예정일은 2027년 1월 1일이다.

이번 조치는 증권사의 영업 경쟁 자체보다 투자자의 거래량 확대를 목적으로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에 규제의 초점을 맞췄다. 향후에는 거래비용을 낮추는 정상적인 경쟁과 과당매매를 유도하는 판촉행위를 구분하는 기준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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