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트레이딩 적자에도 영업익 853억…자기자본 2.2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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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투자증권 [연합뉴스] |
한화투자증권의 이익 중심이 자산관리(WM)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WM에서 126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사 연결 영업이익 853억원보다 많다.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이 적자로 돌아선 상황에서도 전체 영업이익을 지킨 배경이다. 장병호 대표 체제에서 WM이 보조 수익원이 아니라 사실상 핵심 이익축으로 올라선 모습이다.
22일 한화투자증권 반기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8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62억원으로 30.6% 감소했다. 절대적인 순이익만 놓고 보면 호실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분기로 나누면 흐름이 달라진다. 2분기 영업이익은 556억원으로 1분기 296억원보다 87.5%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도 47.4% 늘었다. 2분기 순이익은 270억원으로 1분기보다 41.3% 증가했다. 상반기 후반으로 갈수록 영업력이 회복됐다.
보다 중요한 변화는 이익의 구성이다.
상반기 WM 부문 순영업수익은 21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6.9% 증가했다. WM 영업이익은 1262억원으로 1년 전의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사 순영업수익에서 WM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까지 올라갔다.
법인영업(Wholesale)도 힘을 보탰다. 상반기 순영업수익은 361억원으로 96.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23억원으로 256.2% 늘었다.
숫자를 합치면 의미가 더 선명해진다. WM과 Wholesale에서만 148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다른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흡수하고도 전사 영업이익 853억원을 남겼다. 한화투자증권의 실적 방어력이 어느 사업에서 나왔는지를 보여준다.
수수료 수익에서도 같은 변화가 확인된다.
상반기 전체 수수료수익은 25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5% 증가했다. 주식 거래 등에 따른 수탁수수료가 1778억원으로 207.6% 늘었다. 자산관리수수료는 지난해 상반기 29억원에서 올해 200억원으로 약 6.9배가 됐다.
주식시장 거래 활성화의 영향이 컸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브로커리지 수익은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면 함께 줄어드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수탁수수료 증가분 전체를 구조적인 성장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자산관리수수료까지 동시에 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단순 주식매매에서 수수료를 받는 것과 고객 자산을 관리하면서 수익을 얻는 것은 사업의 성격이 다르다. 후자의 비중이 커질수록 고객 기반을 다른 금융상품과 서비스로 확장할 여지가 생긴다.
중형 증권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이 커질수록 기업금융과 자기자본투자 등에서 선택지가 넓어진다. 대형 증권사와 자본 규모로 직접 경쟁하기 어려운 중형사에는 상대적으로 자본 투입 부담이 작은 WM과 법인영업에서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화투자증권의 연결 자기자본은 6월 말 2조263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4% 늘었다. 지난 3월 말에는 2조390억원이었다. 올해 들어 자기자본이 다시 2조원대 중반을 향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도 지난 6월 한화투자증권의 자본적정성을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3월 말 순자본비율은 803.2%였다. 고정이하자산 대비 충당금 비율도 100.2%로 집계됐다. 다만 지분투자 확대와 영업자산 증가 가능성은 향후 자본비율을 확인해야 할 요인으로 지목했다.
현재 약한 부분도 분명하다.
상반기 IB 순영업수익은 107억원으로 68.2% 감소했고 4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트레이딩 순영업수익도 162억원으로 65.3% 줄었고 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인수·주선수수료는 43억원으로 63% 감소했고 인수합병 관련 수수료도 36.1% 줄었다.
과거 한화투자증권의 주요 이익원이었던 IB가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특히 IB는 2022년 회사 순영업수익의 약 40%를 차지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3.6%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 숫자는 다른 방향으로도 읽힌다.
과거처럼 IB 실적이 회복돼야만 회사 전체 이익이 살아나는 구조에서는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IB와 트레이딩이 동시에 적자를 냈는데도 WM과 Wholesale가 이를 흡수했고 전사 영업이익은 감소하지 않았다.
따라서 향후 한화투자증권 실적을 볼 때는 IB 회복 여부만큼 현재 커진 WM 이익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WM이 현재 수준의 이익 체력을 지킨 상황에서 IB와 트레이딩까지 정상화되면 회사 전체 이익에는 추가 상승 여력이 생긴다. 반대로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할 경우 WM의 높은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다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장병호 대표가 이끄는 한화투자증권의 상반기 성적표는 순이익 462억원이라는 한 숫자로 설명하기 어렵다.
더 중요한 숫자는 WM 영업이익 1262억원이다. 한때 IB가 맡았던 회사의 핵심 이익원 역할을 WM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자기자본도 2조2634억원으로 늘었다.
IB 회복이 전사 실적 회복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추가 이익을 만드는 요인으로 바뀐다면 한화투자증권의 수익구조는 과거보다 한층 안정된 형태로 이동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상반기 WM 실적은 그 변화를 처음으로 뚜렷하게 보여주는 숫자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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