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KB금융지주] |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이 실적과 상생, 디지털 전환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KB금융그룹이 역대급 실적을 냈고, KB국민은행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안정적인 이익을 뒷받침했다. 6월 들어서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빅데이터 기반 상권 분석, AI 금융 확산, 브랜드 가치 1위 성과가 잇따랐다. 단순히 돈을 잘 버는 금융회사가 아니라, 벌어들인 수익을 기술과 사회적 신뢰로 다시 연결하는 흐름이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상생금융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 5일 중소벤처기업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함께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 출연식을 열었다. 이 기금은 인공지능 전환, 녹색 전환, 안전 전환 지원사업과 상생협력모펀드 조성에 활용된다. 기존 대기업 공급망 안의 협력사 지원을 넘어, 거래 관계 밖에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의 경영 방향도 이와 맞물린다. 양 회장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전환과 확장’을 제시해왔다. 금융의 본질을 신뢰로 보고, AI와 디지털 기술을 고객 보호와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100억원 상생기금 출연은 이 기조를 숫자로 보여준 사례다. 양 회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인공지능·녹색·안전 전환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키우도록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KB국민은행도 포용금융을 데이터와 결합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는 지난 16일 서울신용보증재단, SK텔레콤과 ‘빅데이터 기반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금융 데이터에 통신·상권 데이터를 결합해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협력이다. 카드매출, 유동인구, 개·폐업, 보증 데이터가 결합되면 소상공인 지원은 감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으로 바뀐다. KB가 보유한 금융 데이터 역량이 지역경제 활성화 도구로 확장되는 셈이다.
AI 금융도 속도를 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7일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AI Connect 2026’을 열었다. KB금융그룹 임직원 약 200명이 참석해 생성형 AI와 업무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 회의 내용 정리, AI 에이전트 제작 등 실제 현업에서 쓸 수 있는 사례가 중심이었다. AI를 일부 전문가의 도구가 아니라 전 직원의 업무 방식으로 확산하려는 움직임이다.
고객 접점의 변화도 이어졌다. KB국민은행은 KB부동산에 ‘AI 단지분석/비교’ 서비스를 출시했다. 시세, 학군, 교통, 개발 호재 등 복잡한 부동산 정보를 AI가 종합 분석해 고객에게 요약해주는 방식이다. 또 일용직 중개 플랫폼 ‘일가자’와 협력해 긱워커와 일용직 근로자를 위한 ‘체불제로 바로송금 서비스’도 선보였다. 임금과 소개요금을 분리 송금해 근로자의 임금 수령 안정성을 높이는 구조다. 금융 기술이 자산가의 편의뿐 아니라 노동자의 권익 보호에도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브랜드 신뢰도 확인됐다. KB국민은행은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2026’에서 14년 연속 국내 은행권 브랜드 가치 1위에 올랐다. 브랜드 가치는 전년보다 5.4% 오른 3조8000억원으로 평가됐고, 국내 전체 기업 순위에서도 6위를 유지했다. 금융회사의 브랜드 가치는 광고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고객 기반, 디지털 경쟁력, 안정적 실적, 소비자 신뢰가 함께 쌓여야 가능하다.
실적은 이 모든 행보를 뒷받침하는 기반이다. KB금융그룹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조89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1.5% 늘었다. 그룹 ROE는 13.94%였고, 비이자이익은 1조6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했다. 특히 순수수료이익은 1조3593억원으로 45.5% 늘었다. 은행 이자이익에만 기대지 않고, 증권·자산운용·자산관리 수수료가 함께 성장한 점이 긍정적이다.
KB국민은행도 그룹의 중심을 지켰다. 1분기 KB국민은행 당기순이익은 1조10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은행 순이자마진은 1.77%로 전분기보다 0.02%포인트 개선됐다. 핵심예금 확대와 조달비용 관리가 수익성을 지탱했고, 자산관리 수수료이익 확대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강조해온 고객 신뢰, 기업금융 리더십, 고객경험 혁신이 실적과 서비스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차기 회장 선임 절차도 KB금융의 현재 분위기를 보여준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6월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양종희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아직 연임 여부를 단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시장의 평가는 비교적 우호적이다. 양 회장 체제에서 KB금융은 리딩금융 지위를 유지했고, 올해 1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과 비이자이익 확대를 확인했다. 상생금융과 AI 전환, 주주환원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연속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회장 선임 국면이 부담보다 안정적 승계와 전략 지속성의 시험대로 읽히는 배경이다.
물론 과제도 있다. 금융권 전체가 내부통제, 소비자 보호, 가계부채 관리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의 최근 흐름은 분명하다. 실적은 안정적이고, 수익 구조는 이자 중심에서 비이자·비은행으로 넓어지고 있다. 동시에 상생금융, AI 전환, 데이터 기반 소상공인 지원, 취약 노동자 보호까지 금융의 역할도 확장되고 있다.
KB의 강점은 규모가 아니다. 규모를 신뢰로 바꾸는 실행력이다. 양종희 회장이 그룹의 방향을 ‘전환과 확장’으로 잡고, 이환주 은행장이 국민은행의 고객 접점 혁신을 밀어붙이는 동안 KB는 리딩 금융그룹의 조건을 다시 쓰고 있다. 돈을 잘 버는 금융회사에서, 고객과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금융회사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의 가장 긍정적인 변화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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