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클린테크 아우르는 ‘ABC 전략’ 본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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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노이다 생산공장 방문한 구광모 회장 <사진=LG> |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불확실성이 짙은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선택과 집중’ 기조를 재확인하며 그룹의 미래 구상을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 산업을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신약개발과 R&D 투자를 전방위로 확대하며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돌입했다.
바이오는 구 회장이 주창한 미래 먹거리 전략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중 B에 해당한다.
그는 지난 3월 LG 사장단 회의에서 “모든 사업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더욱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 진입장벽 구축에 사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자본 투입과 실행 우선순위를 일치시켜야 하며, 미래 경쟁의 원천인 연구개발(R&D)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는 그룹 전반에 걸친 사업 구조조정 기조의 연장선이자, 향후 LG의 투자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LG는 오는 2028년까지 국내에 1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 중 절반인 50조원을 AI·바이오·클린테크 등 미래 성장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핵심 실행 부대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다. 최근 LG화학은 자체 기술력과 글로벌 인수합병(M&A)을 병행하며 항암·자가면역질환 분야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미국 항암제 개발사 아베오(AVEO) 인수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두경부암 치료 후보물질 ‘파이클라투주맙’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2028년 미국 등 주요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의 R&D 투자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2023년 433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5.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전체 매출의 40%에 해당하는 1140억원을 R&D에 배정했다. 이는 국내 대형 제약기업 중 가장 높은 비중에 해당하며, 바이오 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집중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AI와의 융합 전략도 병행 중이다. 그룹 산하의 AI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은 현재 서울대 백민경 교수 연구팀과 함께 단백질 다중 구조 예측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는 신약 타깃 발굴과 후보물질 도출 속도를 높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하며, LG화학과의 긴밀한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AI 기반 신약개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마케츠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시장은 2024년 18억6000만달러(약 2조5442억원)에서 2029년 68억9000만달러(약 9조4248억원)로, 연평균 29.9%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구 회장도 주주총회에서 미래 산업 방향성을 재확인했다. 그는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미래 사업은 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미래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키워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현재 LG그룹 전체 연구개발 인력은 약 2만명 수준이며, 이 중 바이오·AI·클린테크 분야 인력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 출신 전문가들을 다수 영입해 임상 및 품목허가 전담 조직을 강화했으며,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현지 임상 역량도 확장 중이다.
구 회장의 ‘바이오 드라이브’는 단기 실적보다 장기 기술 주도권 확보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바이오 산업은 고위험-고수익 구조지만, 진입장벽과 특허 기반의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LG그룹은 기존 IT·소재 기술을 접목해 바이오 분야에서의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꾀하고 있다.
바이오 중심의 사업 재편은 LG가 ‘지주사 체제 이후의 진화’를 어떻게 풀어갈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기도 하다. 에너지솔루션(배터리)과 함께 바이오가 양대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만큼, 향후 LG그룹의 투자 비중과 글로벌 확장 전략도 이 축을 중심으로 설계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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