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이 분할 이후 독립 지주회사로서의 체력을 확인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늘었고, 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이달 들어 첨단소재 기술력과 글로벌 성장 전략을 보여주는 긍정적 이슈가 이어지면서, HS효성은 출범 초기의 정비 단계를 넘어 독자 성장성을 검증받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HS효성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670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7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외형이 크게 늘지 않은 상황에서 이익이 개선됐다는 점은 비용 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다.
별도 실적도 눈에 띈다. 지주회사 본체의 1분기 별도 매출은 952억원, 영업이익은 63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별도 영업이익 9억원과 비교하면 이익 체력이 크게 좋아졌다. 영업이익률도 1.1%에서 6.6%로 높아졌다. 단순히 계열사 배당에 기대는 지주사가 아니라 자체 사업에서 현금을 만드는 사업형 지주사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HS효성의 강점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쪽에만 쏠려 있지 않다는 데 있다. 물류운송 수요를 기반으로 한 운송주선업은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고, HS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보강재와 산업용 원사, 에어백 소재,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을 맡고 있다.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스토리지와 IT 인프라 사업을 담당한다. 물류, 소재, IT가 함께 버티는 구조다.
이달 긍정적 신호도 첨단소재에서 나왔다.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국방산업발전대전’에 참가해 탄소섬유, 아라미드, 라이오셀 등 고기능성 소재의 방산 적용 사례를 선보였다. 국방, 우주·항공, 방탄 소재는 모두 고강도·경량화 기술이 핵심이다. 기존 산업재 중심의 소재 역량이 방산과 미래 모빌리티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 ▲ 조현상 HS효성 부회장(1열 오른쪽 첫 번째), 박찬종 선수(1열 오른쪽 네 번째)와 임직원들이 지난 17일 서울 마포 HS효성 본사에서 열린 HS효성첨단소재 앰배서더 박찬종 선수 북콘서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S효성 |
사회적 가치와 기술 경쟁력이 만난 장면도 있었다. HS효성은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 박찬종 선수에게 탄소섬유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사이클 의족 제작을 지원해왔다. 박 선수는 해당 의족 착용 후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냈다. 이는 단순 사회공헌을 넘어 기업의 소재 기술이 실제 사용자의 성능 개선으로 이어진 사례로 볼 수 있다.
중장기 성장축도 분명해지고 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다보스포럼과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혀왔다. HS효성첨단소재는 인도 생산거점과 실리콘 음극재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타이어보강재와 산업용 소재가 현재의 현금창출원이라면, 탄소섬유·아라미드·실리콘 음극재는 향후 성장성을 가늠할 핵심 카드다.
재무 안정성도 긍정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HS효성에 대해 자체 사업을 통한 현금창출력과 지주사 차원의 재무융통성을 평가 요인으로 제시했다. 올해 3월 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26.0%, 차입금의존도는 8.7% 수준이다. 분할 초기 지주회사로서는 차입 부담이 낮은 편이다.
물론 과제는 남아 있다. 첨단소재와 신사업 투자는 시간이 걸리고, 업황 변동성도 피하기 어렵다. 실리콘 음극재와 탄소섬유가 실제 수익성으로 연결되는지도 검증이 필요하다. 다만 1분기 실적과 6월의 사업 행보를 함께 보면, HS효성의 방향성은 비교적 명확하다. 안정적인 현금창출원 위에 미래소재를 얹는 전략이다.
한편 HS효성은 조현상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오너십 아래 전문경영인 체제를 병행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조 부회장 및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58.7%다. 그룹 회장에는 김규영 회장이 취임했고, 지주사인 ㈜HS효성은 노기수 부회장과 안성훈 부사장이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조 부회장이 그룹의 방향성과 미래 포트폴리오를 잡고, 전문경영인이 실행과 안정 경영을 맡는 구조다.
HS효성의 1분기는 화려한 실적은 아니었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했다. 매출 정체 속에서도 이익은 늘었고, 순손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6월에는 첨단소재의 활용처와 글로벌 성장 전략도 부각됐다. 분할 2년차 HS효성은 이제 그룹 분할의 결과물이 아니라 독립 성장 플랫폼으로 평가받을 구간에 들어섰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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