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별’ 가나의 추락, 정부 정책이 중요한 이유

김태관 / 기사승인 : 2023-01-03 00: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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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21%, 수출액의 40% 차지하는 '농업부문' 정책 실패…수입품으로 내수 충당
▲전 세계 코코아와 금의 주요 수출국인 가나가 최악의 경제 위기와 싸우고 있다. 사진=알자지라 캡처

전 세계 코코아와 금의 주요 수출국인 가나가 최악의 경제 위기와 싸우고 있다. 가나는 한때 ‘아프리카의 떠오르는 별’이라는 칭송을 들을 만큼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으나 불과 수십 년 만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31일 알자지라는 “가나는 경제 성장을 두 배로 끌어올린 후 2019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달성했지만, 현재 인플레이션이 21년 만에 최고치인 50.3%를 기록하며 최악의 금융 위기와 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나는 2017년 1월 나나 아쿠포아도(Nana Akufo-Addo) 대통령이 집권하고 인플레이션을 크게 낮추면서 경제 안정을 이뤘다. 2016년 이전 정부에서는 15.4%였다가 2019년 말에는 7.9%로 떨어졌고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이 닥칠 때까지 한 자릿수를 유지했다.

아쿠포아도 정부 이전 국내 총생산의 약 6.5%였던 가나의 예산적자는 2019년 말 5% 미만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런 안정세는 팬데믹과 러-우크라 전쟁, 정책 실패 등으로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5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에 맞닥뜨렸다.

특히 농업 분야의 투자 소홀이 뼈아팠다. 농업은 가나 GDP의 21%를 차지하고 수출액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필요 식량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가나 경제학자 다니엘 아님 아마르테예(Daniel Anim Amarteye)는 알자지라에 “우리는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흥분했지만, 성장이 경제의 다른 부문에 반영되도록 하는 전략엔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년에 걸쳐 정부는 결국 경제 성장과 변화, 식량 안보로 이어질 농업 부문의 생산량 증가에 투자하는 데 실패했다”며 “우리는 주요 코코아 재배 국가이지만 경제 성장과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더 많은 외화 수입으로 전환하기 위한 수확량 증가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정부의 안일함을 지적했다.

이런 전략적 실패로 현재 가나는 내수의 상당 부분을 상인들의 해외 수입제품 유통 및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 더욱이 이런 수입 의존도는 달러 수요를 촉진해 가나 통화인 세디(cedi)의 지속적인 평가절하가 발생했다.

하지만 가나 정부는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쿠포아도 대통령은 최근 대국민 연설에서 가나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전염병과 러-우크라 전쟁과 같은 외부 충격에 원인을 돌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외부 요인 없이도 결국 시스템의 약점을 드러낼 특정 정치적, 경제적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먼저 정부는 대통령 취임 9개월 만에 공립 고등학교 무료교육, 초·중·고 무료 급식을 시작했다.

또 2017년에는 이른바 15개의 ‘성가신 세금’을 폐지했다. 금융, 부동산, 수입 의약품 부가세, 국내항공권 부가세, 1%의 특별 수입세 등을 폐지하고 예비 자동차 부품 수입관세를 낮췄다.

이로 인해 정부 수입이 크게 줄었음은 당연하다. 미시간 앤드류스 대학의 금융 부교수인 윌리엄스 크와시 페프라(Williams Kwasi Peprah)는 알자지라에 “수입 부족을 메우기 위해 정부는 차입을 채택했다”며 “이로 인해 가나의 국내외 채권 시장 활동이 증가했고 그 결과 GDP 대비 부채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실책은 그치지 않았다. 2017년 8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정부는 은행 정리작업에 21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페프라 부교수는 “정리 작업으로 은행 수가 33개에서 23개로 줄었고 저축 및 대출 회사 등 340개 이상의 금융 기관의 허가를 취소했지만 그럼에도 일부 은행은 파산 상태이며 예금자들의 이익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가나 재무 분석가 크와시 이렌키(Kwasi Yirenkyi)는 “정부가 내린 정치적, 경제적 결정은 틀렸다”며 “정부는 수입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했지만 세수망을 넓히는 데 실패했다. 우리는 천천히 재앙으로 향했다”고 직격했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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