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배당 대신 자사주 소각 1조원…원천징수 적정성 쟁점

김지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3 16:38:31
  • -
  • +
  • 인쇄
2023년 현금배당 이후 주주환원 방식 변경…3년간 1조4399억원 지급
국세청 세무조사 진행…자사주 소각의 의제배당 해당 여부 주목
22일 김범석 대표 국감 증인 채택…해외 자금 이전·과세 구조 검증
▲ 김용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해외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방식을 현금배당에서 자기주식 매입·소각으로 바꾼 가운데 관련 거래의 과세 적정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세청이 해외 자금 이전 관련 세무조사를 진행하면서 자기주식 거래의 세법상 성격과 원천징수 의무를 적정하게 이행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범석)은 2023년 4127억원을 현금배당한 뒤 2024년부터 자기주식을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주환원을 이어갔다.

2024년 자기주식 매입·소각 금액은 5372억원, 지난해는 4900억원이다. 지난해에는 우선주 212만4148주를 매입해 이익소각했다. 2년간 자기주식 거래에 사용한 금액은 1조272억원으로, 2023년 현금배당까지 합하면 최근 3년간 주주환원액은 1조4399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자금 이전 방식은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우아한형제들이 2024년부터 현금배당 대신 자기주식 취득·소각 방식으로 해외 주주에게 자금을 지급한 배경을 질의했다. 김 의원은 거래 형식은 달라졌지만 실질적으로 배당과 같은 효과를 낸다면 세금 회피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김용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은 "현재 국세청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조세당국의 조치에 대해 잘 이행하겠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거래의 과세 적정성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답변을 유보했다.

국세청은 앞서 지난 9월 14일 생활밀접 업종 41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를 발표했다.

당시 국세청은 조사 대상에 포함된 배달 플랫폼 사업자 1곳이 국내에서 창출한 1조원대 이익을 세금 부담 없이 해외 지배주주에게 이전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해외 관계사에 업무지원 용역을 무상 제공하고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은 혐의도 제시했다.

국세청은 해당 업체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 우아한형제들이 조사 대상으로 알려졌으며, 회사 측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세무조사 진행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사안에서 주목할 부분은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따른 자금 지급을 세법상 어떻게 처리했느냐다.

현금배당은 회사가 이익을 주주에게 직접 분배하는 방식이다. 자기주식 매입·소각은 회사가 주주로부터 주식을 사들인 뒤 이를 없애는 거래다. 두 방식 모두 주주에게 현금이 지급되지만 세법상 소득의 성격은 거래의 실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법인세법 제16조는 주식 소각으로 주주가 받은 금액이 해당 주식의 취득금액을 초과할 경우 그 초과분을 배당으로 간주하는 의제배당 규정을 두고 있다.

국세청도 2024년 6월 공개한 사전답변에서 자기주식 매입이 주식 소각 절차의 일환으로 이뤄졌다면 해당 거래에서 발생한 주주의 소득이 의제배당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거래 목적과 계약 체결 경위, 대금 결정 방식, 실제 진행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의 자기주식 거래 역시 이러한 법적 기준에 따라 과세 여부와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1조272억원은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사용한 금액이지 과세 대상 소득이나 탈세액을 의미하지 않는다. 의제배당에 해당하더라도 주식 취득원가 등을 고려해 과세 대상 금액을 산정해야 한다.

해외 주주에게 지급된 소득이 국내원천 배당소득으로 인정된다면 원천징수 의무와 적용 세율도 검토 대상이 된다. 이 과정에서는 해외 주주의 실제 소득 귀속 관계와 적용 가능한 조세조약 등을 확인해야 한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배구조도 이러한 판단과 연결된다.

지난해 말 기준 우아한형제들의 최대주주는 싱가포르 소재 우아DH아시아로 지분 99.98%를 보유하고 있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 SE)는 나머지 0.02%를 직접 보유한다.

우아DH아시아 역시 딜리버리히어로의 지배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자기주식 거래의 직접 상대방인 싱가포르 법인과 최종 지배주주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를 구분해야 한다.

실제 주식 매각대금을 받은 법인과 소득의 실질적인 귀속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조세조약 적용 여부와 원천징수 판단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기주식 매입·소각 자체는 적법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의 재무활동이다. 현금배당 대신 해당 방식을 선택했다는 사실만으로 조세 회피나 탈세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 역시 세무조사에서 확인한 구체적인 원천징수 부족액이나 추징세액을 확정해 발표하지 않았다.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1000억원대 원천징수 누락 의혹도 현재로서는 조사 결과가 아닌 의혹 단계에 해당한다.

국회는 해외 주주환원 거래의 과세 적정성을 추가로 점검할 예정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지난 9월 28일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오는 22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해외 모회사에 대한 자금 이전 구조와 국내 과세·원천징수의 적정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토요경제는 지난 4월 우아한형제들이 3년간 1조4000억원 이상을 해외 지배주주 측에 환원한 사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자산 재편 움직임을 분석한 바 있다.

당시에는 국내 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의 해외 환원 규모와 현금창출력이 주요 쟁점이었다. 이번에는 그중 자기주식 매입·소각 방식으로 지급된 자금의 세법상 처리가 검증 대상으로 떠올랐다.

국세청의 최종 판단에 따라 추가 세금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과세 결과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우아한형제들의 자기주식 거래가 세법상 의제배당에 해당하는지, 해외 주주에게 지급한 금액에 대해 원천징수 의무를 적정하게 이행했는지에 있다. 조사 결과는 해외 지배주주를 둔 국내 기업의 유사한 자본거래에 대한 과세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HEADLINE

연중캠페인

토요경제 [로드인 포토로그]

오피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