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바꾼 유통판…국회서 다시 나온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6-10-07 14: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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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소비 온라인으로 이동”…14년 된 영업규제 재검토 주장
이소영 “시대 변화 공감”…소상공인 상생 논의는 전제
홈플러스도 이날 희망퇴직…오프라인 유통 침체 속 규제 형평성 쟁점
▲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고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 쇼핑과 새벽배송이 유통시장의 중심축으로 올라선 가운데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규제를 다시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나왔다. 정부도 시장 변화에는 공감했지만 소상공인 보호와 상생 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대형마트 영업규제 문제를 꺼냈다.

박 의원은 규제 도입 당시와 현재의 유통 경쟁구도가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대형마트는 뒷전이고 쿠팡 같은 온라인 쇼핑몰로 소비가 많이 옮겨 가고 있다”며 대형마트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의 어려운 경영상황도 거론하면서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규제를 완화해 점포를 활용한 새벽배송이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질의했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유통시장 변화 자체에는 공감했다.

이 장관은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저도 공감하고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소상공인이 변화 과정에서 함께 갈 수 있도록 상생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관련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쟁점은 규제의 출발점과 현재 시장구조 사이의 간극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의 영업시간을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도 목적에는 중소유통업과의 상생뿐 아니라 근로자 건강권 보호도 포함돼 있다.

문제는 2012년 규제가 도입된 이후 경쟁 상대가 크게 달라졌다는 데 있다.

당시 정책의 중심에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골목상권의 경쟁이 있었다. 지금은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이 식품과 생활용품 시장까지 빠르게 파고들었다.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점포 영업이 제한되는 시간에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까지 제약받는 구조가 온라인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대형마트 규제에 대한 재검토 움직임은 이번 국감에서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6월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를 현 소비환경에 맞게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말 대형마트가 문을 닫더라도 소비가 전통시장보다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 규제 재검토 측의 주요 논리다.

국회에도 영업제한 시간과 의무휴업일에도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들이 계류돼 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 심야영업과 새벽배송 허용 등을 포함한 규제 완화 논의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 인식도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한국유통학회가 의뢰해 지난 4월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59.5%,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65.1%였다. 다만 전통시장 주변 대형마트 출점 규제에 대해서는 유지·강화 의견도 적지 않아 규제 전면 철폐와 부분 조정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경영 상황도 규제 논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날 본사와 점포 재직자를 대상으로 오는 2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회사는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구조혁신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낮은 매출과 대형마트 부문 인수자 확보 문제 등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홈플러스의 경영난을 의무휴업 규제의 결과로 단순 연결하기는 어렵다. 자금조달과 채무, 사업 경쟁력 등 개별 기업의 재무 문제가 함께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규제 완화가 곧바로 대형마트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지도 별개의 문제다. 하나증권은 지난 7월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이 허용되더라도 비용 구조 때문에 매출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월 2회 의무휴업의 영업 손실 영향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논쟁의 초점은 대형마트를 보호하느냐, 전통시장을 보호하느냐에만 있지 않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와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이 같은 생활필수품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서로 다른 규제체계를 계속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따지는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이 장관이 이날 시장 변화에는 공감하면서도 소상공인 상생을 전제로 제시한 만큼 정부가 향후 의무휴업 자체와 점포 기반 온라인 배송을 분리해 접근할지도 관건이다. 전통시장 보호라는 규제의 목적을 유지하면서도 온라인으로 이동한 유통시장 현실을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대형마트 규제 개편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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