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전력·용수·인력 우려 있었다”…정부, 1600조 지방투자·AI팩토리 500곳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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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산업통상부] |
정부는 여러 후보지를 제시한 뒤 기업이 서남권을 최종 선택했다고 밝혔지만, 야당은 기업이 전력·용수·인력 여건에 우려를 전달했다며 선정 과정의 적정성을 문제 삼았다. 논쟁의 초점은 지역 배분을 넘어 800조원 규모 반도체 투자를 실제 공장과 생산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업이 생산 부지가 필요했고 정부가 제안을 했고, 최종적인 결정은 기업이었다”고 말했다. 비호남 지역도 후보지에 포함됐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포함돼 있다”고 답했다. 정부가 특정 지역을 정해 기업에 요구한 것이 아니라 복수 후보지를 놓고 협의했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기업의 설명에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지연 의원은 기업 측에 확인한 결과 먼저 특정 지역을 제안한 적이 없었다고 했고, 윤한홍 의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력·용수·인력 문제를 들어 호남 투자의 어려움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이에 “정부도, 기업도 다양한 부지를 놓고 검토한 것”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야당 주장은 이날 국감에서 제기된 내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식적으로 같은 입장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공식 계획은 구체적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SK는 서남권에 약 47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메인 팹 2기와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삼성전자는 약 425조원을 투입해 메모리 팹 2기와 국가 AI 컴퓨팅센터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앰코도 광주 첨단 패키징 공장에 1조원을 투자한다. 전체 투자계획은 896조원이며, 이 가운데 반도체 생산거점 투자만 800조원 규모다. 세 회사는 당시 정부와 투자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최근 기업 측 움직임도 투자 철회보다는 실행 조건을 구체화하는 쪽에 가깝다. 다수의 매체는 지난달 SK하이닉스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서 대규모 부지 확보 필요성을 제시했고 삼성전자는 투자 준비 시점을 앞당길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정부와 지방정부는 2027년 부지 조성, 2028년 말 초기 전력·용수 공급, 2030년 첫 양산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쟁점은 ‘호남이냐 아니냐’보다 투자 조건을 제때 갖출 수 있느냐다. 대형 반도체 팹은 막대한 전력과 초순수, 전문인력, 교통·주거 인프라가 동시에 필요하다. 정부는 발전설비와 송전망, 용수시설을 구축하고 산업단지 조성기간을 5년 이내로 줄이는 한편 기업과 근로자에 지역 차등세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3대 메가프로젝트를 포함한 1600조원 규모 앵커기업 지방투자와 2030년까지 AI팩토리 500곳 구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메가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이행 과정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기업투자의 걸림돌은 신속하게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서남권 반도체 프로젝트는 이제 발표 규모보다 실행 속도가 중요해졌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계획한 팹이 예정대로 착공하려면 정부가 전력·용수·부지와 전문인력을 제때 확보해야 한다. 이날 국감에서 시작된 입지선정 공방도 결국 이 투자계획을 실제 생산능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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