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급여비용 9% 증가…노조 기본급 7.1% 인상 요구
삼성전자도 사업부 성과 따라 보상 차등…그룹 아닌 철강 장부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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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이 9일 오전 7시부터 48시간 부분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포스코 포항제철소 정문에 빨간 신호등이 켜져 있다. 2026.9.9. [연합뉴스] |
포스코노동조합이 9일 창사 이후 첫 부분파업에 들어가며 기본급 인상과 추가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철강 본체의 재무여력은 이를 그대로 감당하기에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43.3%,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8.6% 줄어든 반면 종업원급여비용은 9.0% 늘었다.
토요경제 재무분석실이 포스코 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현재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을 감안하면 고정비를 큰 폭으로 늘리는 방식의 임금 인상에는 부담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9일 포스코의 2026년 반기 별도 재무제표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은 18조350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8593억원에서 4873억원으로 43.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4.8%에서 2.7%로 낮아졌다.
매출 확대가 이익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다. 포스코의 매출총이익은 1조4398억원에서 1조1401억원으로 20.8% 줄었다. 같은 기간 원재료 등의 사용액은 11조2551억원에서 12조4217억원으로 10.4% 증가했다. 포스코는 더 많이 팔았지만 비용 증가를 충분히 상쇄하지 못했다.
종업원 관련 비용은 반대로 늘었다. 상반기 종업원급여비용은 9767억원에서 1조646억원으로 9.0% 증가했다. 이 수치를 직원 개인의 임금이 9% 올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 급여와 각종 보상, 인원 변동 등이 함께 반영되기 때문이다. 다만 포스코가 종업원 관련 비용을 더 지출한 상황에서 영업이익은 43% 넘게 감소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현금흐름은 손익보다 더 약해졌다. 포스코가 상반기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4792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2375억원보다 78.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포스코는 유형자산 취득에 1조1574억원을 투입했다.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으로 설비투자액의 약 41%만 충당한 셈이다.
운전자본 변동이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친 만큼 이를 구조적인 현금창출력 훼손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재무상태도 당장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6월 말 포스코의 자본총계는 33조4984억원으로 부채 11조5118억원을 크게 웃돈다.
그러나 ‘회사가 임금을 지급할 능력이 있느냐’와 ‘고정비를 큰 폭으로 높여도 되느냐’는 다른 문제다. 포스코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774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1670억원으로 증가했다. 순부채비율도 5%에서 12%로 높아졌다.
특히 기본급은 일회성 성과급과 성격이 다르다. 회사는 실적이 나빠지면 격려금이나 성과급 규모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기본급을 한번 올리면 회사는 다음 해 이후에도 높아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다음 임금협상도 인상된 기본급에서 출발한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을 비롯해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기본급 2.0% 인상과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을 제시했다.
회사는 노조 요구안을 모두 받아들이면 약 1조400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이 금액은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4873억원의 약 2.9배다. 다만 1조4000억원은 회사가 노조 요구 전체를 반영해 계산한 추산치다. 세부 산식이 공개된 확정 비용이 아닌 만큼 이 숫자 하나만으로 노조 요구가 과도하다고 단정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물가와 비교해도 요구 수준은 높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였다. 노조의 기본급 인상 요구 7.1%는 지난해 물가상승률보다 5%포인트 높고 약 3.4배에 해당한다.
물가가 임금을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다. 생산성, 숙련도, 노동강도, 안전 부담, 동종업계 임금 수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다만 철강 본체의 영업이익이 43.3% 감소한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한다면 그만큼 생산성 향상이나 향후 수익 회복을 뒷받침할 근거도 필요하다.
이번 협상에서 포스코홀딩스 그룹 전체 실적보다 철강회사 포스코의 실적을 먼저 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임금과 파업 협상의 당사자는 포스코홀딩스가 아니라 포항·광양제철소 등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포스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나 포스코퓨처엠 등 다른 계열사가 낸 이익이 포스코 철강 직원의 기본급 재원으로 자동 이전되는 것도 아니다.
다른 기업들도 성과보상을 사업별 실적과 연결한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지급한 2025년도분 초과이익성과급(OPI)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가 연봉의 50%, 반도체 DS부문이 47%였지만 영상디스플레이와 생활가전, 네트워크 등은 12%였다.
삼성전자 OPI와 포스코의 기본급 협상은 서로 다른 제도다. 그러나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별로 창출한 성과가 다르면 보상 수준을 달리한다는 원칙은 참고할 만하다. 성과를 나눌 때 실제 수익을 창출한 사업의 실적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의미다.
포스코 역시 그룹 전체 실적보다 철강 본체의 이익과 현금창출력을 중심으로 지급여력을 판단하는 것이 재무적으로 더 합리적이다.
그렇다고 포스코 직원들이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임금 인상만 요구했다고 볼 수도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직원들은 임금을 동결했고 임원들은 연봉 10%를 반납했다.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에도 노사는 임금동결에 합의했다. 당시 노조 찬반투표에서 조합원의 93.44%가 회사 제시안에 찬성했다.
따라서 이번 파업을 단순히 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 노조가 제기하는 안전과 인력, 근로환경 문제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회사 역시 비용 부담을 강조하려면 생산성과 투자, 경영진 보상 등을 포함한 자금배분 구조를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다만 포스코 철강 본체의 재무제표가 보여주는 방향은 명확하다. 포스코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7%까지 낮아졌다. 영업현금흐름은 80% 가까이 감소했고 순차입금은 증가했다. 종업원급여비용도 이미 늘었다.
이 상황에서 기본급 7.1%와 대규모 추가 보상을 동시에 확정하면 철강 실적이 회복하기 전에 고정비 부담부터 커질 수 있다.
재무적으로는 고정급과 성과보상을 분리하는 방식이 보다 합리적이다. 포스코가 기본급을 철강 본체의 수익성과 생산성, 물가를 반영해 조정하고 향후 영업이익과 현금창출력이 회복되면 추가 성과를 더 많이 나누는 방식이다. 실적이 좋아질수록 보상을 늘리고 어려워지면 변동보상을 조정할 수 있어 철강업의 경기 변동에도 대응할 수 있다.
포스코 첫 파업의 재무적 쟁점은 결국 ‘성과를 나눌 것이냐’가 아니다. 임금을 실제 부담하는 철강회사가 지금 얼마나 벌고 있으며, 한번 높인 비용을 '향후에도 감당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올해 상반기 포스코의 장부는 지금이 고정비를 크게 높일 시점이라기보다 철강 실적의 회복 속도에 맞춰 보상을 설계할 시점에 더 가깝다는 점을 보여준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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