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행위 규제 관한 불공정성 시비 속 전문가들 “근본적인 개편”요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전자금융거래법’을 개정해 빅테크 기업의 개방형 금융플랫폼 진출도 허용하게 하자, 업종 간 역차별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금융권은 디지털 혁신 촉진에 따른 당국의 정책은 공감하나 전금법 개정안이 빅테크 기업에게만 쏠리고 있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
일각에서는 금융업을 수행하는 빅테크 관련 공정 경쟁에 관한 규제 감독에 더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특히 소비자 보호관련 규제가 미비함에 따라 현 금소법 전면 적용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발의해금융위원회가 올해부터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을 신설했다.
주요골자는 금융결제원과 같은 전자지급거래청산기관에 대한 허가 및 취소 등 권한을 갖도록 하는 것이며, 종합지급결제사업자를 제도화하는 등의 내용이 핵심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전자금융거래법’개정으로 인해 빅테크·핀테크 금융업 진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플랫폼을 보유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해 국내 빅테크 강자로 꼽히는 네이버·카카오가 금융업 진출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들은 오랜 기간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며 취득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산관리, 보험판매 시장까지 진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에 기존 금융업을 하던 은행 등 금융사들은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진출을 두고 현재 규제가 외려 빅테크 기업이 금융사보다 현저히 적게 받아 ‘동일산업-동일규제’ 원칙을 훼손한다는 측면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이다.
이러한 금융사들의 호소에 대해 일부 금융권 전문가들도 실질과 규제가 부합하지 않는 점에 대해 문제를 공감하고 있다.
금융사들에게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반론하고 있지만, 이미 다양화지고 있는 디지털복합금융서비스에 기본법으로써의 위상에 적합할 지 여부도 다시 따져봐야 할 문제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데이터 공유에 있어 불공정한 문제도 지적됐다. 개정된 신용정보법의 핵심인 마이데이터 사업과 관련해 은행 등 금융사는 모든 정보를 개방해야 한다. 그러나 빅테크는 자회사 정보만 개방하면 돼 전통 금융권 입장에선 불공정함을 토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현재 전금법 개정안은 예탁금의 환급·환금에 관한 의무 규정을 도입하지 않아 이용자의 자금 청구권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전자금융업자의 가맹점 수수료와 신용공여 연체이자 책정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는 등 이용자 보호 규정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법, 자본시장법, 보험업법 등의 금융업법은 금융서비스와 상품 등에 관한 법률인데 비해 전금법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단에 대한 법률이기 때문에 향후 인허가 체계 등 금융업법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금융사는 분할된 회사에 개인신용정보를 이전하기 위해선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빅테크는 승인이 필요없는데, 이는 전금법 규제가 약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면서 “빅테크에도 같은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는 등 동등한 기준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탁금의 환급·환금에 관한 의무 규정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인성 홍익대학교 교수가 “자금이체업자나 대금결제업자 등 예탁금을 수취하는 전자금융업자에 대한 한국은행의 통제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예를 들어 디지털금융협의회를 디지털통화금융협의회로 바꾸고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교대로 회의를 주재하도록 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경우 한국은행은 통화와 지급결제제도 측면을, 당국은 전자금융업자의 건전성과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을 관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전 교수는 끝으로 “현행 법률상 은행법과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금산법, 금융소비자 보호법 적용이 제한된다”면서 “계약 철회권이나 입증 책임 경감 등 금소법 고유의 소비자 보호 혜택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최소한 종합지급결제업자에 대해서만이라도 마땅히 금소법을 전면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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