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1인 연극의 대표주자 ‘품바’가 초연 30주년을 맞아 5인극으로 새롭게 재구성, 서울 대학로 상상아트홀 블루관 무대에 오르고 있다.
‘가장 낮은 자의 목소리로’라는 부제를 단 ‘품바’는 각설이와 걸인의 대명사로 통한다. ‘해방가’를 비롯해 ‘지축타령’, ‘개꼬리 타령’ 등 20여개 타령과 민요를 통해 민족의 한과 애환을 익살적으로 풀어낸다.
일제시대와 8·15 광복기를 배경으로 정열적인 삶을 살다간 거지 왕초 ‘천장근’의 이야기를 전한다. 연극연출가 김시라(1945~2001)가 전남 무안 걸인촌에서 천장근을 만나면서 탄생했다.
1981년 무안 일로면 일로 공회당에서 초연했다. 연극배우 정규수(54)가 1대 품바를 맡았다. 1987년 미국 10개 도시와 193년 미국 7개 도시, 1993년 일본, 1997년 호주 등 해외공연에도 나섰다. 지금까지 5000회 공연을 넘겼다.

‘품바’가 처음으로 기록된 문헌은 조선후기 판소리 이론가 신재효(1812~1884)의 한국 판소리 전집 중 ‘변강쇠가’다. 이 전집에 따르면, 품바란 타령의 장단을 맞추고 흥을 돋우는 소리라 해서 조선시대까지 ‘입장고’라 불렸다. 식민지 시대와 격동의 현대사를 거치면서 “푸~”라는 ‘입으로 뀌는 방귀’라고 해 ‘입방귀’라는 의미로 일반화됐다.
이번 무대는 천장근의 손자 천동근이 할아버지를 꿈에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과거로 여행을 떠난 천동근의 시각으로 일제시대부터 자유당 말기까지 전국을 떠돈 각설이패 대장 천장근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김시라의 부인인 박정재(49) 상상아트홀 대표와 그의 딸 김추리(21)가 참가해 눈길을 끈다. 박 대표는 각색을 담당했으며, 김추리는 여자 멀티 역을 맡아 아버지의 뒤를 이어 무대에 오른다.
오픈 런으로 공연 중이다. 연출은 장봉태씨가 맡았다. 최일순, 최현준, 홍영미, 임인환 등이 출연한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