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데뷔 이래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뭇 남성들의 이상형 자리를 굳혀온 탤런트 이보영(33). 이제 그만 그 자리를 후배들에게 물려줄 만도 한데 그녀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이보영은 최근 종방한 KBS 2TV 수목극 ‘적도의 남자’(극본 김인영·연출 김용수)에서 청순단아하면서 지적인 외모의 여주인공 ‘한지원’을 맡아 조용하면서도 기품 있는 목소리와 말투로 뭇 남성 팬들을 사로잡았다.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그녀는 시각장애인이 된 첫사랑 ‘김선우’(엄태웅)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가 편지 한 장 남겨놓은 채 홀연히 떠난 뒤에도 13년 간 변함없이 마음 한 구석에 간직한 채 살아오는 일편단심형의 모습을 보여줬다.
게다가 김선우가 성공한 사업가 ‘데이비드 김’으로 나타나 복수극을 벌일 때도 자신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사람들과 똑같은 악마가 되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현숙함까지 표현하며 또 한 번 남심을 뒤흔들어 놓았다.
◇ “머리만 뒤로 묶었을 뿐인데…”
서른 네살이라는 적잖은 나이에도 여전히 20대의 모습을 자랑하는 이보영은 종방 뒤 만났을때도 드라마 속 한지원 그대로였다. 실제로 이 드라마 4부에서부터 대학 시절의 한지원을 연기할 때는 그야말로 머리만 뒤로 묶었을 뿐인데 10년 이상 어려진 느낌을 자아냈다.
그녀는 “에이, 그건 조명 감독님이 조명을 예쁘게 쳐주셨고, 카메라 감독님이 예쁘게 찍어주신 덕이죠”라며 웃는다. 그러면서 “인터뷰 기간 내내 사진기자님들이 자꾸 웃어달라고 하셔서 큰일이에요. 웃으면 안되는데… 왜냐구요? 아시면서…”라며 다시 웃는다.
웃을 때마다 눈가에 살짝살짝 주름이 엿보인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매력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보영을 이상형으로 삼는 남성들은 그녀의 외모에만 매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함께 나이 들고, 주름살도 같이 생길 것 같은 자연스러움과 ‘사람’ 같은 느낌이 왠지 이보영에게 가슴 속 고민을 죄다 털어놓으면 걱정도 해주고, 위로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한지원이 김선우가 눈이 멀었을 때나 눈을 뜨고 있을 때나 한결 같았던 것처럼 말이다.

독특하게도 이보영은 아나운서·스튜어디스·호텔리어와 같은 상당수 남성들이 이상형으로 꼽는 직종의 여성들의 이미지를 모두 갖고 있다. 하지만 알고보면 개인적으로 이 직업군과 인연이 있다. 그녀는 “생각해보니 그렇네요”라면서 “아나운서와 스튜어디스는 실제 꿈꿨던 직업이기도 하구요”라며 자신을 돌아봤다.
이보영은 서울여대 국문과 4학년이던 2000년 대한항공 승무원 시험에 합격했지만 입사하지 않고 동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 해 미스코리아 충남 진이 된 뒤 학업과 모델 활동을 겸하면서 아나운서 공부를 계속해 2002년에는 1명을 뽑은 MBC 아나운서 공채에서 최종 15명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때 뜻을 이루지 못한 이보영은 2003년 SBS TV 드라마 ‘백수탈출’에 아나운서 ‘차유림’으로 캐스팅되며 꿈을 접는다. 2005년부터는 아시아나 항공 CF 모델로 활동하며 승무원이 돼보기도 했다. 호텔리어는 ‘적도의 남자’에서 한지원의 직업이 특급호텔 연회장 지배인이었던 것만 봐도 싱크로율이 설명된다.
이보영은 “제가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조금만 노력하면 결혼할 수 있을 것 같은 이미지인가 봐요”라 말한다. 실제로 이보영에게는 데뷔 시절부터 “결혼해달라”고 요구하는 팬들이 많았다. “어떤 팬은 제게 그러시더군요. 고시 붙고 와서 대시하면 결혼해주겠느냐고요”라며 웃는다.
이런 남성들의 로망에 사형선고가 될 수 있는 이보영의 결혼은 언제 이뤄질까. 사실 이보영은 동료 탤런트 지성(35)과 5년째 열애중이다. 한 마디로 많은 남성들이 ‘애인 있는 여인’을 흠모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녀 스스로는 “아직 몰입하고 싶은 작품도 많고, 훌쩍 여행도 떠나고 싶어요. 친구들과 마냥 수다도 떨고도 싶답니다. 아직 그런 마음이 더 큰 것을 보니까 결혼이 아직 멀었나 보죠?”라 답한다. 그러니 남성들이여, 아직은 꿈을 키워도 된다. 당분간은 ‘남편 있는 여인’은 되지 않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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