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에서 여름휴가의 목적은 말 그대로 ‘피서’다. 더위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다. 정부는 휴가기간 동안 여행을 선택하지 않고 국민들이 집에 머물 경우 에어컨 등 전력기구 사용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가 많아질 것에 대한 우려까지 나타내며, ‘휴가 하루 더 가기’ 운동까지 펼치고 있다. 그러나 넓지도 않은 대한민국에서 대표적인 여름 휴가지는 이미 다 소문날 대로 소문이 나버렸다. 어딜 가나 붐비는 인파를 피하기가 쉽지 않다. 피서를 떠난 휴가지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더위를 가중시킨다. 북적이고 복잡한 인파의 물결을 피해 한적함을 느낄 수 있는 ‘힐링의 포인트’를 찾아보자.

지난 해 대한항공은 자사의 광고와 관련해 사용된 이미지와 홍역을 겪었다. 대한항공이 사용한 이미지가 세계적인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의 사진과을 표절했다며 케나의 한국 에이전트인 공근혜 갤러리가 대한항공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이러한 논란이 일었던 장소인 ‘솔섬’은 특별한 유원지도 거대한 랜드마크라고도 할 수 없는 섬으로, 케나의 사진 이전에는 일반인들에게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곳이다.

강원도 삼척시 월천리에 위치한 솔섬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찾아가기에 쉬운 위치를 잡고 있지는 않다. 월천해수욕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설명이 가장 적당할 것이다.

이 지역은 대규모 LNG 생산기지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솔섬도 없어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케나의 사진으로 인해 솔섬이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를 떠오르자 공사 건립 계획이 수정되었고, 솔섬도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케나의 사진을 비롯해 수많은 작가들과 동호인들의 사진 속에 남아있는 솔섬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빼곡하게 솔섬의 주변을 두르는 LNG 생산기지의 모습은 작가들의 사진과 대한항공의 광고에서 아름다움을 전달했던 솔섬의 매력을 훼손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솔섬은 살아남았지만 그 절대적인 아름다움은 시한부인지도 모른다.
여전히 솔섬을 담으려는 이들의 발걸음도 분주하고 일상으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도 이곳을 기억하고 있지만 사진과 기억의 모습은 늘 영원하지만은 않다.

한반도 동쪽을 따라 이어지는 여름의 여행코스는 해변을 따라 펼쳐지는 해수욕장의 망중한도 목적이지만, ‘일출’이라는 작고도 거대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매력도 있다. 일출은 인간이 가장 작고 소소한 노력으로 느낄 수 있는 거대하고 벅찬 감동이다.
이미 정동진과 포항 호미곶 등 동해의 여러 곳이 소위 ‘일출 포인트’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곳은 경상북도 영덕의 풍력발전소다. 강원도에서 경상북도로 넘어와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 같지만, 앞서 소개한 삼척의 솔섬에서 동해대로를 따라 약 90km를 남쪽으로 내려오면 망망대해를 조망하는 곳에 풍력 발전소가 위치하고 있다. 사실 바다를 타고 이어지는 동해대로 자체가 아름다운 길이다. 햇볕 좋은 날 이 길을 따라 달리는 드라이브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힐링의 가치는 충분하리라 추천한다.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에 위치하고 있는 영덕풍력발전소(풍력발전단지)는 영덕의 유명 관광지인 해맞이공원 위쪽 언덕에 조성되어 있으며 16만 6117㎡의 규모다. 해안을 끼고 있어 사계절 내내 바람이 많은 이곳 언덕에 자리를 잡았으며, 한쪽 날개 길이가 무려 41m에 이르는 높이 약 80m의 발전기들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다. 환경유해물질의 배출을 막고 친환경 청정에너지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건설했으며, 1997년 산불로 인하여 산림이 소실되어 건립 당시, 인위적인 산림훼손도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일출을 보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여름보다 겨울이라고 한다. 그러나 동해의 일출과 감동은 특별히 시기를 가리지 않는다. 다만 이른 시간부터 부지런을 떨어야한다는 부담을 지워줄 뿐이다. 영덕풍력발전소는 해안도로에서 볼 때 거대한 발전기 몇 개만 살짝 보일 뿐 그 거대한 위용이 한 번에 드러나지는 않는다.


일출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파랗게 물들었던 하늘과 세상의 빛깔에 변화가 온다. 하늘과 바다를 금빛으로 물들이는 태양이 떠오르는 장면을 한 시간여 동안 계속된다. 파도치는 듯한 구름도 오히려 운치를 더해준다. 허락된 사람들에게만 보여준다는 소위 ‘오메가’라는 동그란 모양의 완벽한 모양의 일출 모습을 볼 수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새벽 바다를 자욱하게 덮고 있는 해무의 고즈넉함은 거대한 바다를 압도하는 부드러운 힘을 보여준다.
해가 완전히 떠오른 영덕의 해안도로에는 아침의 분주함 보다는 평화로운 바다의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주변에는 강구항, 삼사해상공원, 영덕대게원조마을 등 관광지가 인접해있다. 어디를 가도 바닷가 마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한 곳은 없다. 여름 피서지의 화끈한 물놀이와는 거리가 멀어도 ‘힐링’의 정서에는 가장 가까이 있는 곳이다.
다만, 아침이 빠른 만큼 밤도 빨리 찾아온다. 도시와 달리 이곳의 일과는 일찌감치 마감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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