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통시장, 8월 대란이 남긴것

전성운 / 기사승인 : 2012-09-07 10: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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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위약금 제도 도입을 앞두고 벌어진 이통 3사간 8월 보조금 전쟁에선 KT가 눈물겨운 승리를 따냈다. KT는 SKT로부터 소폭이나마 가입자를 뺏어오는데 성공, 올해 처음으로 가입자 순증에 성공했다.


SKT도 막판에 보조금 정책을 쏟아내며 고군분투 했지만 이미 선제공격을 받고 타이밍을 뺏긴 상황이어서 만회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LGU는 그 와중에도 가입자 순증을 이뤄내며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점이다. LGU는 별다른 보조금 정책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아한 결과다.


앞서 KT는 8월 중순부터 KT테크의 유작 ‘테이크LTE(테티이)’를 6만원→3만원→0원까지 할인해가며 기존 가입자들을 대상 ‘기기변경’으로 이탈을 막으면서 동시에 '번호이동'으로 타 통신사 가입자들을 끌어 들였다.


이후 테티이가 의외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관련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자 KT는 급기야 LG전자의 최신 플래그쉽 기종인 ‘옵티머스LTE2(옵이이)'를 3만원에 파는 엽기적인 모습까지 보였다.


이에 질세라 SKT역시 부랴부랴 대응에 나서 삼성의 최신 기종인 갤럭시S3를 20만 원대까지 떨어뜨리며 경쟁에 나섰지만 ‘테티이’에 이어 터진 ‘옵이이’ 대란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고스란히 가입자 이탈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LGU는 별다른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아마도 내심 자신 있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그리고 결과를 살펴봐도 제일 좋은 건 LGU 쪽이다. 이번 대란으로 이동한 가입자들은 대부분 3개월 시한부 가입자들로 이들은 언제든 좋은 정책과 최신 기기를 찾아 이통 3사를 떠도는 가입자들이기 때문이다.


즉, 이번에 SKT가 패배하고, KT가 이겼다 한들 3개월 뒤엔 언제든 그 반대 현상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렇듯 이통사들이 막대한 보조금 쏟아 부으면서도 3개월 뒤를 알 수 없는 이런 정신 나간 짓을 계속 하는 이유는 이통사들이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반면 LGU는 어느 정도 이 딜레마에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LGU는 막대한 보조금을 통한 할부원금 후려치기 대신 LTE에 대한 시설투자를 선택했고, 결국 이는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즉, LTE는 LGU라는 공식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형성됐다는 의미다.


물론 각 사의 내부사정을 모두 알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적어도 LGU가 선택한 길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현재 긍정적 모멘텀을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문제는 SKT와 KT가 다시 LGU 죽이기에 나서는 경우다. 그럴 리가 없다고?


실제로, 수개월간 LGU가입자가 SKT로 번호이동을 할 경우 더 많은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펴는 방식으로 SKT는 LGU가입자 빼오기에 골몰했다. KT 역시 LGU가입자 빼오기에 소극적이나마 동참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소비자들은 똑똑해졌다. 스마트폰 시장의 트렌드를 좌우하는 ‘뽐뻐’들이 SKT와 KT에서는 빼먹을 만큼 빼먹으면서 실제 사용은 LGU를 쓰기 시작했고, 이미 시장에서 LTE 대세는 LGU로 굳어졌다. 소비자들은, 명품이니 워프니 다 거짓말이라는 걸 알아버렸다. 그리고 외친다.


“아쎄뽐! 유쎄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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