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금금리 올려도 저축은행 ‘신중’…수신은 대출보다 9.5배 더 늘어

김연수 기자 / 기사승인 : 2026-10-01 16: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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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1년 정기예금 평균 3.53%…저축은행과 0.23%p 차
7월 저축은행 수신 4.86조 늘 때 대출은 5130억 증가
상반기 이자비용 19% 줄여 이익 방어…고금리 수신 부담
▲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저축은행은 수신 여유와 대출 운용 여건 등을 고려해 금리 인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AI 생성 이미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저축은행과의 격차가 0.2%포인트대로 좁혀졌지만 저축은행은 금리 경쟁에 신중한 모습이다. 이미 수신이 대출보다 빠르게 늘어난 데다 조달비용을 다시 높이면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 ‘하나의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연 3.4%에서 3.6%로 0.2%포인트 올렸다. 지난달 두 차례 인상한 데 이어 9일 만에 다시 금리를 높였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30일 ‘쏠편한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3.4%에서 3.5%로 올렸다.

현재 5대 은행의 대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하나은행 3.60%, NH농협은행 3.55%, KB국민·우리·신한은행 3.50%다. 단순 평균은 3.53%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집계한 9월 말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76%다. 두 업권의 차이는 0.23%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저축은행 평균금리는 지난 7월 초 3.95%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했다.

저축은행이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을 따라가지 않는 배경에는 여수신 증가 속도의 차이가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6월 말 100조3558억원에서 7월 말 105조2141억원으로 한 달 만에 4조858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출잔액은 95조7398억원에서 96조2528억원으로 5130억원 늘었다. 수신 증가액이 대출 증가액의 약 9.5배다.

7월 수신 급증에는 증시로의 자금 이동과 예금 만기 도래에 대비해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높인 영향이 작용했다. 이후 수신잔액이 105조원대로 올라서자 금리를 다시 낮추는 흐름이 나타났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신만 더 확보할 이유가 크지 않다”며 “예금금리를 높이면 이자비용이 늘어 수익성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규제와 부동산시장 상황도 변수다. 대출 운용처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금리 예금을 늘리면 조달비용만 먼저 올라갈 수 있다.

상반기 실적에서도 이런 구조가 확인된다.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저축은행 업권의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7.0% 감소했다. 반면 이자비용은 19.0% 줄었다.

이에 따라 이자이익은 2조7326억원으로 0.9% 증가했다. 대출에서 벌어들이는 이자는 줄었지만 조달비용을 낮춰 이익을 방어한 셈이다.

시중은행은 시장금리 상승을 예금금리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5대 은행은 최근 금리 조정의 주요 배경으로 은행채 등 시장금리 상승을 꼽았다. 일부에서는 금리 상승기에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려는 고객 수요와 은행별 수신 여건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다만 은행별 정기예금 잔액 흐름은 엇갈렸다. 일부 은행에서는 잔액이 늘었지만 다른 은행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차이가 더 좁혀져도 저축은행이 바로 금리를 따라 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재 저축은행에는 수신보다 대출 확대가 더 중요한 변수다. 여신이 본격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높은 금리를 앞세운 수신 경쟁보다 조달비용과 건전성을 관리하는 쪽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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