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금 8.7% 늘 때 한계기업 대출 95.3%↑…정책금융 선별·사후관리 국감 쟁점

김지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1 14: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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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42.9%…2009년 이후 최고
중진공 한계기업 대출 5147억→1조53억원…비중 3.52%→6.33%
기업 평균지표 개선 속 취약기업 지속…지원 규모 넘어 정상화 여부 점검

▲ 2025년 기업경영분석 주요 지표. [한국은행 제공]

 

정부 정책자금 전체 대출잔액이 최근 5년여간 8.7% 늘어나는 동안 한계기업에 대한 대출은 9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은 개선됐지만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정책금융의 선별과 사후관리 문제가 올해 국정감사의 점검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차규근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진공의 전체 정책자금 대출잔액은 2021년 14조6152억원에서 올해 8월 말 15조8921억원으로 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계기업 대출잔액은 5147억원에서 1조53억원으로 95.3% 늘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전체 정책자금 대출잔액 증가율의 약 11배다.

정책자금 대출잔액에서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3.52%에서 올해 8월 6.33%로 2.81%포인트 높아졌다. 2024년 6.24%, 지난해 6.21%를 기록한 뒤 올해 다시 상승했다.

중진공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을 한계기업으로 분류한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가 3년 연속 이어졌다는 의미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연간 기업경영분석에서도 기업 전체의 평균지표와 취약기업 사이의 간극이 확인됐다.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98만2767개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2%로 전년 4.6%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도 244.1%에서 292.7%로 높아졌다.

재무안정성도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119.9%에서 116.2%로 낮아졌고 차입금의존도는 31.0%에서 30.4%로 떨어졌다.

반면 이자비용이 발생한 기업 47만7810개 가운데 이자보상비율이 100%에 못 미친 기업의 비중은 42.9%로 전년 42.8%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시계열 비교가 가능한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공표된 비중을 기업 수로 단순 환산하면 약 20만5000개 기업이 지난해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모두 충당하지 못한 셈이다.

기업 규모별 수익성도 엇갈렸다.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6%에서 6.7%로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은 3.0%에서 2.8%로 하락했다. 전체 평균이 개선됐다고 해서 모든 기업의 이익창출 능력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한국은행이 집계한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과 중진공이 분류한 한계기업을 같은 집단으로 봐서는 안 된다.

한국은행의 42.9%는 지난해 한 해의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을 비교한 수치다. 중진공의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조사 대상과 기준도 달라 두 통계를 직접 비교해 한계기업 수가 증가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한국은행도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이 높아졌다는 이유만으로 기업 전반의 수익성과 안정성이 악화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자비용이 없는 기업까지 포함하면 관련 비중이 전년보다 낮아지고, 올해 1·2분기에는 외부감사 대상 중소기업의 수익성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두 지표를 함께 볼 때 정책적으로 확인해야 할 지점은 취약기업의 존재 자체보다 정책금융이 지원한 기업의 정상화 여부다.

정책금융은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는 기업의 회복을 돕는 기능을 갖는 만큼 한계기업에 대한 대출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정책 실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장기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에 정책자금이 지속적으로 투입되고도 경영 정상화나 사업전환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자금 배분의 효율성과 사후관리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차규근 의원도 정책금융이 지원 기업의 정상화와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회생 가능성에 따라 구조개선과 사업전환, 재창업 등을 연계하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국감에서 정책금융을 보는 기준도 단순한 공급액 확대에서 지원 이후의 성과로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체 정책자금 대출잔액이 5년여간 8.7% 늘어나는 동안 한계기업 대출잔액은 95.3% 증가했다. 기업 평균지표가 개선되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격차가 나타난 만큼 정책금융이 어떤 기업을 지원하고, 지원 기업이 실제로 정상화됐는지를 확인하는 선별과 사후관리 체계가 국감의 핵심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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