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승인·고객영업 단계까지 내부통제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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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
증권사 금융사고가 횡령·유용보다 업무상 배임과 사기에 집중되고 있다. 올해 들어 발생한 금융사고 6건 중 5건이 배임·사기로, 자금 출납뿐 아니라 투자 승인과 고객영업 과정에서도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증권사에서 발생한 업무상 배임은 20건·474억8900만원, 사기는 20건·367억8300만원이었다.
두 유형의 사고금액은 총 842억7200만원으로 같은 기간 횡령·유용 사고금액 108억9100만원의 약 7.7배다. 배임·사기의 건당 사고금액은 평균 약 21억1000만원이다.
올해 들어 쏠림은 더 뚜렷해졌다.
지난 8월까지 증권사가 보고한 금융사고는 6건·70억6900만원이다. 사기가 3건·42억1500만원, 업무상 배임이 2건·28억3400만원으로 두 유형을 합치면 5건·70억4900만원이다. 전체 사고액의 99.7%를 차지한다. 횡령·유용은 1건·2000만원이었다.
실제 사고도 단순한 자금 유용에서 투자 의사결정과 고객영업 과정의 통제 실패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금감원이 의원실에 제출한 사례에는 내부 심사위원회에서 부결된 해외 투자 건을 담당자가 회사 승인 없이 임의로 계약한 경우가 포함됐다. 증권사 직원이 고객에게 공모주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뒤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첫 사례는 내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거래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승인 이후 단계의 통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두 번째 사례는 고객이 회사의 공식 절차가 아닌 직원 개인에게 투자금을 건네는 것을 막을 영업 현장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금융당국도 증권사의 내부통제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증권사 준법감시인들과 만나 위법 과당매매와 임의·일임매매, 고객 신용정보 무단조회 등 사례를 공유하고 해외투자 관련 내부통제를 재점검하도록 요구했다.
책무구조도도 증권업계에 적용되고 있다. 개정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금융회사 임원은 자신이 맡은 업무에서 내부통제가 작동하도록 관리할 의무를 부담한다. 대형 금융투자회사는 지난해 7월까지, 소형 금융투자회사는 올해 7월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도록 했다.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 도입 이후에는 내부통제 절차가 실제 거래 단계에서 작동하는지가 중요해졌다. 투자심사에서 부결된 안건의 계약 체결을 시스템상 차단하거나, 고객자금이 회사 공식 계좌 밖으로 이동하는 이상징후를 잡아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회사별로는 업무상 배임이 DB증권에서 3건 발생해 건수가 가장 많았고 사고금액은 35억원이었다. 금액 기준으로는 iM증권이 배임 1건·184억8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사기 1건·6억7000만원을 더하면 iM증권의 배임·사기 사고금액은 190억7800만원이다.
사기는 삼성증권과 한양증권에서 각각 3건 발생했다. 한양증권은 사기 사고금액 106억400만원과 배임 1건을 합쳐 총 4건·109억24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회사별 수치는 2017년 이후 발생한 사고를 누적한 결과인 만큼 현재 각 증권사의 내부통제 수준을 직접 비교하는 지표로 보기는 어렵다.
이번 통계에서 확인되는 것은 사고 유형의 변화다. 올해 금융사고 금액 대부분이 배임과 사기에 집중되면서 증권사의 내부통제도 횡령 방지를 위한 자금 감시를 넘어 투자 승인과 계약 체결, 고객영업 등 실제 업무 과정의 통제로 확대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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