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 부품 공급 제한 가능성 낮다고 판단
15억유로 인수, 남은 과제는 거래 종결과 사업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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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이 지난해 12월 23일 독일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마티아스 미드라이히 ZF 최고경영자(CEO),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 겸 오토모티브 부문 사장. [삼성전자] |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의 독일 ZF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 인수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하만의 전장사업이 한 그룹 안에서 결합하는 데 따른 경쟁제한 우려가 크지 않다는 판단으로, 연내 거래 종결을 위한 주요 규제 절차에서 한 고비를 넘었다.
13일 EU 집행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자료에 따르면 집행위는 지난 9일 하만과 ZF 카프리(ZF Capri HoldCo GmbH)의 기업결합 사건(M.12324)을 승인했다. 심사 결과는 12일 공개됐다. 이번 거래는 EU 기업결합규정 6조1항(b)에 따라 1단계 심사에서 승인됐다.
EU가 살펴본 핵심 가운데 하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과 인수 대상 ADAS 사업 사이의 수직적 관계였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이미지센서를 공급하고 ZF의 ADAS 사업은 스마트 카메라와 차량용 컴퓨팅 시스템 등에 관련 부품을 사용한다. 하만이 ZF 사업을 인수하면 반도체 공급과 완성차용 ADAS 시스템이 같은 삼성전자 기업집단 안에 들어오게 된다.
집행위는 삼성 측이 경쟁 ADAS 업체의 메모리 반도체나 이미지센서 조달을 제한할 능력이나 유인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양측 사업이 겹치는 영역에서도 결합 이후 시장점유율이 경쟁을 제한할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이번 승인은 삼성전자가 전장사업의 범위를 넓히는 과정에서 의미가 있다.
하만은 지난해 12월 ZF의 ADAS 사업을 15억유로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인수 대상에는 차량용 컴퓨팅 솔루션과 스마트 카메라, 레이더, ADAS 소프트웨어 등이 포함된다. ZF그룹 전체를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관련 사업을 분리해 하만이 인수하는 구조다.
하만은 그동안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와 디지털 콕핏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키워왔다. ZF의 ADAS 사업을 확보하면 운전자 인터페이스 중심의 사업영역을 주행보조와 차량 제어까지 넓힐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인수 발표 당시 강조한 것도 이 부분이다. 하만은 디지털 콕핏과 ADAS를 중앙집중형 차량 제어 플랫폼으로 통합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메모리와 이미지센서 등 반도체 사업과 전장 시스템 사이의 접점도 넓어진다. 다만 EU 승인은 기업결합에 경쟁법상 문제가 없다는 의미일 뿐 삼성전자 반도체가 ZF의 기존 ADAS 제품에 자동으로 채택된다는 뜻은 아니다.
향후 실제 사업 시너지는 거래 종결 이후 확인해야 한다. ZF 기존 완성차 고객과의 계약 유지 여부와 하만의 디지털 콕핏·ADAS 통합 속도, 삼성전자 반도체 적용 확대 등이 실적을 가를 변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수 발표 당시 2026년 안에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U 승인으로 인수를 둘러싼 주요 규제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는 해소됐다. 이제 하만의 ZF ADAS 인수 성과는 15억유로를 들여 확보한 기술과 고객 기반을 기존 전장사업에 얼마나 빠르게 결합하느냐에 달렸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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