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여전히 부족한 수준”…민주노총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기만으로 마무리"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경제계와 소상공인들은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했지만 노동계는 임금 인상 수준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2022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1% 오른 9160원으로 의결했다. 이에 경제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최저임금의 주요 지불주체인 중소?영세기업,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을 명백히 초월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경총은 "벼랑끝에 몰려있는 소상공인과 중소·영세기업들의 현실을 외면한 공익위원들의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해 우리 사용자 위원들은 충격과 무력감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이번 최저임금 결정으로 파생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경제 현실을 외면한 채 이기적인 투쟁만을 거듭한 노동계와 이들에게 동조한 공익위원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관련 논평을 내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최저임금 상승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애로를 심화시키고 고용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상의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든 중소기업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계상황에 부딪힌 소상공인의 현실을 감안할 때 내년도 최저임금을 5.1% 인상한 9160원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경제계는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상승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경영애로를 심화시키고 고용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최저임금이 경제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일자리 안정자금 확대 등 지원 대책을 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년 반복되는 최저임금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경제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객관적 지표에 의해 산출하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일을 더이상 미뤄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상공인들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불황이 계속되는 와중에 인건비 부담까지 더해지며 생계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지급할 여력도 없다며 "자영업자의 현실을 외면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도 "코로나19 피해를 자영업자들에게 다 지우는 꼴"이라며 반발했다.
반면 노동계 측에선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해 여전히 부족하다며 일제히 불만족을 나타냈다.
다만 의결에 참여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부족함에도 수용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한국노총은 13일 새벽 최저임금위원회 심의를 마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최종 인상 금액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인상 수준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개선시키기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우리나라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불공정거래와 임대료, 카드수수료 문제 등에 대한 개선 없이 오로지 최저임금만을 볼모로 잡는 프레임을 깨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그렇지만 올해 최저임금 협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사용자들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피해 책임을 저임금노동자의 생명줄인 최저임금에 전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록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지만 한국노총은 앞으로도 저임금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사회 양극화 및 소득불균형 해소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최저임금제도가 발전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는 다짐을 전하며 협상을 마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의 이 같은 입장은 일정 부분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수용 의사로 읽을 수 있다.
이번 최저임금위 심의 과정에서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5.1% 인상안에 반발해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4명과 사용자위원 9명 모두 퇴장했으나, 한국노총은 끝까지 남아 자리를 지켰다.
반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줄곧 제창해 온 민주노총은 이번 결정을 노동자에 대한 '기만'으로 규정하고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4명은 공익위원들이 단일안 제시 전 심의 촉진 구간을 3.5%(9030원)~6.7%(9300원) 사이로 제시하자 즉각 반발해 자리를 떴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1만원(인상 공약)으로 시작한 문재인 정권의 '희망 고문'이 임기 마지막 해에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기만으로 마무리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또 "코로나19로 증폭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불가피했다"며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구간은) 도저히 받아들이고 논의할 수 없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논의 과정 내내 을과 을의 갈등만 야기됐다"며 "대전환 시기의 화두인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한국 사회의 대전환을 위해 하반기 총파업 투쟁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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