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개인정보법 위반 소지 지적…“정보처리 주체, 공인중개사 아닌 네이버 돼야"
네이버 측 “관련법 몰라서 주장, 나쁜 공인중개사들…기사 쓰는거 바보같다”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네이버부동산이 허위매물 확인을 위해 집주인의 전화번호와 아이디를 받겠다고 나서자 공인중개업계는 개인정보보호 동의서 서명을 대신 받는 입장에서 개인정보 유출 시 책임을 져야 할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난 5일 ‘거대포털사이트 ***의 횡포에 영세한 개업공인중개사는 다 쓰러집니다’라는 청원게시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네이버가 부동산 허위매물 관리를 위해 집주인의 전화번호와 아이디를 받도록 하는 것이 ‘공인중개사법 제29조(개업공인중개사 등의 기본윤리) 제2항’, ‘개인정보 이용법 제59조2호’ 등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네이버는 허위·과장 매물을 방지하기 위해 집주인에게 문자 또는 네이버 알림을 통해 매물 등록현황을 안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동산 정보업체(CP) 매물 등록 시 집주인의 전화번호와 아이디를 추가하는 내용으로 약관을 개정할 방침이다. 공인중개업계는 이 과정을 두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허위매물이란 인터넷상에 부동산 매물을 허위로 등록한 것을 말한다. 부동산을 보기 위해 공인중개업소를 방문했다가 “그 방 나갔어요”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지난해 9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조사 기간 한 달(2020년 8월21일~9월 20일)간 허위매물 건수는 네이버 부동산 페이지가 1059건(70.3%)으로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다방 8.8%(133건), 직방 7.0%(105건) 대비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부동산 정보 시장에서 네이버의 시장점유율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부동산 매물 정보가 있는 곳에 허위매물이 그만큼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허위매물’은 네이버 뿐 아니라 부동산업계 전체의 오랜 골칫거리다. 집을 내놓는 집주인은 보통 여러 곳에 동시에 중개를 의뢰하는데, 이미 다른 곳에서 거래가 성사되었다고 해서 다른 곳에 거래성사 사실을 알려줘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청원인은 "네이버에 광고를 올리지도 않고, 허위 광고를 하지도 않는 전체 개업공인중개사들까지 싸잡아 허위 정보를 남발하는 사기꾼 집단으로 오인하도록 기사를 발표한 것에 대해 명확한 근거 제시 및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네이버의 약관 개정이 허위매물을 단속하기 위한 방편이라 하더라도 개인정보 유출 분쟁 등의 유사시 대책이 없다는 것이 공인중개업계의 우려다. 허위매물을 잡는다는 명분으로 축적한 개인정보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공인중개사법 제29조 제2항에서는 개업공인중개사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위반시 1년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특히 현행 개인정보이용법은 제59조2호에서 '업무상 알게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위반할 경우는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보수집 과정에 본인의 동의를 받았더라도 개인정보가 이동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누설, 권한 없이 타인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자,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공인중개업계는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주체'를 공인중개사가 아닌 네이버가 져야한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아이디·전화번호 제출 요구는) 허위매물을 근절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는 있으나 개인정보 유출 발생 시 책임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며 “데이터 관리방안과 같은 대책은 없이 동의서만 받으라는 것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이버 측은 이같은 공인중개업계의 주장에 대해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 부동산 관계자는 “개인정보가 바로 폐기되기 때문에 이용될 수가 없다”며 “기본적으로 공인중개사법을 모르는 분들이 주장하는 것으로 발생조차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약관 개정은) 국토부가 얘기해서 한 것인데 이런 주장은 나쁜 공인중개사들이 하는 것”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이러한 기사를 쓰려는 것도 바보 같다”면서 “공인중개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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