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김시우 기자] 한때 명동에서 번성했던 로드숍 화장품이 하나둘씩 보이지 않는다. 이전부터 사드 사태나 한한령으로 낌새가 보였지만 코로나19로 악화는 더욱 가속화됐다.
국내 럭셔리 화장품은 중국 시장과 온라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로드숍 화장품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높은 오프라인 비중과 부족한 위기 대처 능력으로 체질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304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66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당기 순손실은 809.1% 확대된 874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전환한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2019년 가맹점과 직영점을 합친 오프라인 매출은 별도 기준 1719억원이었으나 지난해 900억원으로 47.6%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코로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에이블씨엔씨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6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도 60억원, 당기순손실도 3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는 전기(2020년 4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미샤는 지난해 매장 164개를 닫은 데 이어 올해 1~3월에도 30개를 추가 폐점했다. 현재 매장 수는 400여 개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255억원으로 전년 대비 9184% 급증했다. 매출은 1135억원으로 전년보다 37%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56억원에서 396억원으로 늘었다.
역시나 코로나19 타격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면세점과 관광객 중심 상권 로드숍 부진했다. 또 온라인 중심으로 쇼핑 문화가 바뀌었지만 오프라인 의존 비중이 높던 로드숍들은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토니모리는 2016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 시장이 위축되면서 위기가 시작됐고 4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도 2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6% 감소했다. 영업적자는 19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77억원) 대비 축소했다.
로드숍 불황에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도 마찬가지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34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 7700억원에 달했던 매출이 반토막난 것. 영업이익은 89% 감소한 70억원에 그쳤다.
이니스프리는 중국에서 140여 개 점포를 닫았고 올해는 170개를 추가로 철수할 예정이다. 지난 5월에는 미국에 이어 캐나다 매장을 모두 폐점했다. 북미 시장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전체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게 됐다.
에뛰드하우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1113억원으로 전년보다 3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80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도 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에뛰드하우스는 2018년 393개에서 2019년 275개로 100개 이상 줄었으며 지난해에도 100여 개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더페이스샵의 오프라인 매장도 2019년 270개에서 지난해 129개로 줄었다.
업계에선 로드숍 불황의 원인으로 사드 사태, 높은 오프라인 비중, H&B(헬스 앤 뷰티)스토어의 성장을 주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중반 전성기를 누렸던 로드숍들은 2017년 중국 사드 사태와 한한령의 영향으로 실적이 쪼그라들기 시작했다”며 “그동안 업계 특성상 오프라인 매장의 비중이 높았지만 온라인 전환도 뒤처졌고 H&B스토어가 급성장하면서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전환 뒤처져…체질개선 나선다
화장품 오프라인 매장은 감소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8086개였던 화장품 매장수(가맹점과 직영점 합산)는 2019년 5085개로 37% 급감했다. 개점률 역시 떨어졌다. 2019년 신규 가맹점 개점률은 1.8%에 불과하지만 폐점률은 28.8%에 달한다.
반면 온라인 구매는 늘어났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지난달 화장품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9.4%까지 증가했다.
이렇듯 화장품 소비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 업체들은 온라인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예컨대 에이블씨엔씨는 조정열 전 대표 시기에 온라인 매출 비중 12%에서 23.7%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매출 회복까지는 먼 상황이다. 지난해 증권업계는 “오프라인 비중이 아직까지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로드숍 브랜드들은 디지털 전략을 세우거나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등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올해 초부터 디지털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온라인 채널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체험형 매장 유치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9년에 오픈한 ‘아모레성수’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마련했다.
더페이스샵 역시 중국 오프라인 매장 철수 이후 온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현재는 왓슨스를 비롯해 다양한 온라인몰을 통해 현지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내 생산라인도 재편했다. 항저우 공장을 매각하고 지난 2019년 인수한 에이본 광저우 공장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에이블씨엔씨는 미샤 매장이 있었던 곳에 올해 1월부터 카페 ‘웅녀의 신전’을 운영하며 색다른 개성이 담긴 매장을 런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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