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주식거래 늘자 중개형 ISA 인기상승‥“투자형으로 상품체계 개편해야”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최근 들어 코로나19사태 이후 젊은 세대 중심으로 장기 퇴직연금 상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증권사들의 IRP(개인형퇴직연금)과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 동시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도 MZ세대를 겨냥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IRP의 경우 비대면 상품에 혜택을 강화하면서 가입자는 늘고 있는 추세다.
IRP는 퇴직연금 종료의 하나로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퇴직급여 재원을 외부 금융사에 맡겨 운용해 근로자가 퇴직할 때 수익과 함께 적립된 금액을 일시금 혹은 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IRP는 은행 고유의 독점 형 상품이었지만 저금리 기조에 금리가 오르지 않자, 증권사들로 몰려들고 있는 추세다. ISA는 신탁형과과 일임형, 중개형 등 세 가지가 있으며, 최근에는 주식호황에 힘입어 중개형 ISA가 인기를 끌고 있다.
◇ IRP 퇴직연금 시장 주목..증권사 수수료 경쟁 후끈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IRP 계좌 수수료 면제로 퇴직연금 고객과 자금을 끌어오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비대면 고객만 면제 혜택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대면 채널 고객과 기존 고객까지 수수료 면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증권사 IRP 적립금이 급증하며 증권으로의 머니무브가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집계결과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7조4889억원으로 전년 대비 47.5%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만 1조 4894억원이 급증했다.
개인형 IRP 적립금 규모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연도별 개인형 IRP 적립금은 2018년 19조2000억원, 2019년 25조4000억원, 2020년 34조4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퇴직연금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수료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IRP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는 곳은 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 등이다.
먼저, 삼성증권은 지난4월 IRP 관리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다이렉트 IRP’를 출시했다. 다이렉트 IRP는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가 모두 면제되는 상품이다. 이후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등도 수수료 면제 대열에 합류했다.
신한금융투자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신한알파’를 통해 가입하는 개인형 IRP 계좌에 대해 부과하는 수수료를 지난달 25일부터 전액 면제했다. 신규 가입자뿐만 아니라 기존 모바일 가입자도 적용한다.
대신증권도 온라인 증권거래 서비스 ‘크레온’에서 비대면으로 IRP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 한해 수수료 전액 무료 혜택을 적용한다.
IRP의 장점은 절세혜택이 크다. 연간 계좌에 납입한 금액 기준으로 700만원 한도 내에서 세액공제(연 최대 115만5000원,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를 받을 수 있다. 인출하기 전까지 발생한 세금은 과세가 이연 되며,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3.3% ~ 5.5%의 저율로 과세된다.
예를 들어, 만약 내년 초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싶다면 지금부터 매달 700만 원을 쪼개서 납입해도 되고, 연말에 한꺼번에 내도된다. 또 50세가 넘은 이후 연소득이 1억2,000만원 이하일 경우 세액공제 한도가 900만 원까지 늘어난다.
다만, 전문가들은 IRP계좌는 만 55세부터 연금처럼 받을 수 있는 상품인데, 이를 연금개시 이전에 해지하거나 자금을 인출하면 기타소득세 16.4%가 부과돼 사실상 그동안 받은 세액공제를 모두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중도해지나 인출을 되도록 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의 경우 향후 몇 년간 납입할 것이라는 포트폴리오를 짜고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노후 대비 재테크 방안으로 DC와 IRP를 중심으로 한 실적배당형 퇴직연금이 달라지므로 주식시장 활황에 주식형 펀드가 실적배당형의 수익률 상승을 견인한 점을 감안하면 실적배당형은 시장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 만능통장 중개형 ISA열풍..혜택은?
최근 저금리 기조에 주식에 입문하는 젊은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배당소득에 대한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중개형 ISA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특히 지난 2월말 세법 개정안에 따라 증권사에 중개형 ISA 판매가 허용되면서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부터 ISA 가입 자격이 ‘소득 있는 자’에서 ‘19세 이상 국내 거주자’로 바뀌며 소득조건이 젊은 고객층에게도 해당된다는 면에서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개형 ISA는 주식 매매가 가능한 특성상 위탁 매매업 허가를 받은 증권사에서만 판매 가능하다. 투자자 1명 당 1개 계좌만 개설할 수 있다.
실제로 증권사의 중개형 ISA 투자금액은 2월 말 8584억원에서 한달 만에 1조858억원으로 두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론 1조3713억원을 기록했다. 가입자 수는 2월 말 17만6329명에서 두 달 만에 68만2004명으로 287% 급증했다.
업권별 수익률을 보면 증권사(18개사 133개 상품)가 은행(14개사 73개 상품) 보다 초저위험군을 제외한 모든 위험군에서 3개월 수익률(1월28~4월30일)이 앞섰다.
증권사별 ISA 이벤트를 살펴보면, 먼저 미래에셋증권은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중개형 ISA 국내 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0.0036396%로 평생 우대 제공한다.
다이렉트 계좌의 국내 주식 온라인 거래 기본 수수료는 0.014%다. 계좌 개설 고객에게 가입 시점에 따라 추첨을 통해 블루투스 이어폰, 게임기, 호텔 기프트 카드 등을 제공한다. 이벤트 기간은 7월 31일까지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말까지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1년 동안 ETF·ETN을 포함한 국내 주식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준다.
다만 1년 뒤에는 수수료 0.01%가 적용된다. 개설한 계좌로 펀드, ELS, DLS 등 금융상품에 100만원 이상 가입한 고객 선착순 1만명에게는 1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이벤트도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삼성증권은 올해 말까지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국내 주식 수수료 0.0036396%, ETF·ETN 수수료 0.0042087% 우대 혜택을 기간 없이 제공한다. 일정 금액을 거래 잔고로 유지하면 커피, 현금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KB증권의 평생 우대 수수료율은 국내 주식 0.0044792%, ETF·ETN 0.0050483%다. 기존 ISA 계좌를 갖고 있는 투자자가 만기나 중도 해지로 폐쇄 후 재개설할 경우에도 동일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주식 수수료 0.00363960% 우대 혜택과 계좌 개설 후 순입금 금액, 금융상품 순매수 금액에 따라 백화점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하는 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중개형 ISA는 특히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때 유리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국내 주식형펀드와 달리 매매손익과 배당소득이 모두 과세소득에 해당해 세금 부담이 큰데 ISA를 활용하면 비과세와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편입한 상품 사이에 손익을 통산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발생해도 만기 시 ISA 계좌 내 다른 금융상품의 운용 수익과 합산한 순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해 그만큼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이를테면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300만원의 이익을 보고 국내 주식에서 100만원의 손실이 난 경우 순수익은 200만원이 된다. 중개형 ISA는 200만원까지는 비과세여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오는 2023년 금융투자소득 과세제도 도입을 앞두고 ISA 상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익에 대해 전액 비과세하는 ‘투자형 ISA’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형 ISA 신설하고, 과감한 세제 혜택 통해 자본시장 자금 이동 유인해야한다”면서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ISA의 유형을 영국처럼 가입 목적에 따라 안전자산 위주의 ‘일반형 ISA’와 자본시장 투자 전용 ‘투자형 ISA’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형 ISA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해외 주식형펀드와 배당 성향이 높은 국내 주식을 함께 편입할 때 가장 큰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면서 “MZ세대 가입자가 늘고 있는 추세에 따라 세제혜택 등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현대인들은 주식상품이나 펀드상품 등 한꺼번에 관리하는 걸 좋아하는데 지금의 ISA세제 포트폴리오는 주식만 놓고 보기 때문에 세제혜택을 특정 상품에 주기보다는 자신관리 계좌에 주도록 하고 다양하게 투자상품을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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