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궁항마을 어패류 대량 폐사 논란…주민들은 왜 양식장을 지목했나

신유림 / 기사승인 : 2021-06-30 15: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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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무단 폐수 방출 때문”이라며 시위중 vs 아쿠아넷 “정부 배출수 기준 준수에 최선 다해”
통영시 “인과관계 찾기 힘들고 양자간 약속은 주관적”…폐수 조사결과에 따라 처벌 가능성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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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항마을 주민들이 양식장 철거를 촉구하며 시위하는 모습 <사진=제보자>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갯벌 체험 마을로 유명한 경남 통영시 궁항마을이 최근 어패류 대량 폐사로 신음하고 있다. 주민들은 그 원인으로 수산 양식 전문기업인 아쿠아넷의 폐수 배출을 지목하고 있으나 사측은 이를 전면 반박,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관할청인 통영시청은 양식장을 원인으로 볼 수 없다면서도 방류 폐수에 대한 조사결과에 따라 사법기관이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현재 통영해경이 주민들의 신고를 받아 해당 폐수를 조사 중이다.


30일 현재, 궁항마을 주민 30여 명은 통영시와 아쿠아넷을 상대로 수개월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아쿠아넷이 운영하는 대형 양식장이 마을에 들어선 뒤 많은 양의 폐수가 배출돼 갯벌을 심각하게 오염시켰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주민들은 “양식장 폐수로 인해 갯벌이 썩고 바지락 등 어패류가 대량 폐사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때문에 주민들의 주 수입원인 갯벌 체험, 관광 숙박 등의 수요가 크게 줄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해당 양식장은 2003년경 클로렐라와 치어 등의 배양을 위해 세워진 소규모 배양장이었으나 지난해 3월 양식장으로 허가를 받아 규모를 확장했다.


하지만 허가 과정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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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사한 조개들 <사진=제보자>

주민 A씨는 “제대로 된 정화조나 소음방지 등의 시설도 갖추지 않았는데 어떻게 허가가 났는지 의아하다”며 “세상 어느 양식장이 마을 한복판에, 그것도 흉물스러운 비닐하우스로 지어진 곳이 있느냐”고 통영시와 아쿠아넷 회사 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또 A씨는 “회사 측에 충분한 시설을 갖추라고 수차례 요구하고 집회도 열었으나 사측은 법대로 하겠다는 반응뿐”이라며 아쿠아넷 측의 무책임함을 성토했다.


이어 “이 문제를 시청에도 여러 차례 항의했으나 시청은 문제 해결은커녕 오히려 회사 편에 서서 주민들을 설득하려고만 한다”며 “우린 평생 고통당하며 살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A씨는 “애초 아쿠아넷 측은 양식장을 최신 스마트 시설로 짓고 주차장과 조경 시설도 보강해 마을과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했으나 막상 허가가 나자 태도가 돌변했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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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장 배출수 <사진=제보자>

이에 대해 아쿠아넷 측은 주민들의 해당 주장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아쿠아넷 서윤기 대표는 “양식장은 정식 허가를 받고 국가보조금을 받아 지은 것”이라며 “허가부터 완공 전반에 걸쳐 마을 측 동의를 받았으며 주민들이 준공식에도 참관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배출수 오염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사는 정부의 배출수 기준 준수에 최선을 다했다”며 “양식장 배출수가 갯벌을 오염시켰다는 근거 역시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주민 A씨는 “주민들은 이런 시설에 동의한 적이 결코 없다”며 회사 측 주장에 재반박했다.


A씨는 “주민들이 준공식에 참관한 건 양식장의 실체를 몰랐기 때문이었다”며 “사측의 언론플레이에 속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악취와 소음은 물론 좁은 마을 골목으로 5톤 물차가 수시로 다니면서 노인들의 안전에도 위협을 받고 있는데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며 “속히 양식장을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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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항마을 어촌계장, 이장, 노인회장 등 마을주민 11명이 양식장 착공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아쿠아넷>

이러한 갈등과 관련해 통영시는 해당 양식장과 갯벌 오염의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영시 관계자는 “폐수는 18년 전(배양장 시절)부터 조금씩 흘러나왔다”며 “현재 주민들이 사법기관에 폐수 무단방류를 고발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갯벌 오염은 수년간 축적돼왔다”며 “그렇기에 지난해 들어선 양식장과의 인과관계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양장물만이 오염 됐는지 다른 원인이 있는지도 아직 조사가 없었다”며 “주민들이 목격한 야간 방류는 폐수에 어장 청소물이 섞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설과 관련해서는 “양식장은 건축과에서 허가받아 지은 건물이고 건물에 하자는 없다”며 “주민과 양식장 사장간 약속이 상당히 주관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해 단순히 미관상 아름답게 짓자는 식으로 약속한 것”이라고 했다.


폐수와 관련해서는 “만약 폐수가 오염수로 판별되면 아쿠아넷은 사법적인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일단 양식장에 이단정화조는 설치돼있고 수질문제는 사법기관이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오염물질을 바다에 버려선 안 된다는 해양법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사법기관이 어떻게 판단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요경제는 지난 24일 [제보] “궁항마을을 살려주세요”‥아쿠아넷 환경파괴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이 사안과 관련해 첫 보도를 낸 바 있다. 당시 보도는 제보자 A씨의 주장 요지와 아쿠아넷 측의 반박 입장을 담은 것이었다.


보도가 나간 후 아쿠아넷 측은 내용증명을 보내 ‘기사 내용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일방적 주장에 의한 추측성 허위 기사로 명예훼손과 영업방해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하면서 기사 삭제를 요구했다.


내용증명에는 특히 “어떠한 취재 행위도 없었음에도 마치 당사 관계자를 직접취재하고 들은 답변처럼 직접 인용을 사용해 표현했다”는 내용도 적혀있었는데, 담당기자가 “아쿠아넷에 전화를 걸어 직접 통화했고 통화녹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자 ‘전화를 받아줄 관계자가 없다’며 그럴리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아쿠아넷 관계자는 자신들이 바라는 것은 기사 삭제 밖에 없다는 입장을 누차 밝히면서 앞서 다른 매체가 악의적으로 보도했다가 당사 대응 후 즉각 기사를 삭제 조치했다고 반복해서 강조하기도 했다.


아쿠아넷 측이 언급한 해당 매체 기사를 찾아본 결과, 삭제했다는 해당 기사는 제보자 측의 호소문 전문을 단순 전재했던 내용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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