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적자 우려’ 언론 호들갑…어깨 더 무거워진 정승일 신임 사장

신유림 / 기사승인 : 2021-06-22 14: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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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기료 동결' 방침 놓고 언론들 비판 수위 강화…탈석탄 흐름 속 체질 개선 과제
“주주 불만 이해하지만 국민경제 어려울 땐 국민 기업 한전이 충격 완화해줘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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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정승일 사장 <자료=한전>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정부가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하기로 하면서 한국전력의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지난 1일 새로 취임한 정승일 사장은 큰 부담과 함께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정부와 한전은 올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2분기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3원으로 적용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과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최근 급격히 오르는 물가 등을 고려했을 때 전기요금 인상은 민생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지난해 말부터 국제연료 가격이 급등해 3분기 연료비 조정요인이 발생했으나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생활 안전을 도모할 필요성을 고려했다”고 밝히면서 이런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


다만 하반기에도 현재와 같은 높은 연료비 수준이 유지되거나 연료비 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면 4분기에는 연료비 연동분을 조정단가에 반영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현재 정부는 ‘연료비 연동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석탄·LNG·석유 등 전력 생산에 사용되는 연료의 가격 변동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로 분기마다 직전 3개월과 1년간 평균 연료비를 산출해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한다. 다만 직전 분기 요금 대비 kWh당 최대 3원까지 조정할 수 있다.


이에 많은 언론은 한전의 재정적 부담을 우려하며 정부를 향한 비판의 수위를 올리고 있다.


실제로 한전은 올 1분기 전기판매부문 영업이익에서 이미 9717억원의 적자를 봤다. 지난해 1분기 5473억원 적자에서 그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최근 3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2018년 –2조1932억원, 2019년 –2조8483억원을 기록했다가 지난해엔 2조7851억원 흑자로 깜짝 반등했다.


‘전력 그룹’인 한전은 크게 전기판매부문과 발전부문으로 나뉜다. 흔히 알고 있는 한전은 20년 전부터 송·변전과 배전, 판매만 담당해 왔다.


발전부문은 자회사들이 담당한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이다.


이 자회사들을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살펴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조862억원에 달한다. 비록 2019년 –1조2765억원, 2018년 –2080억원으로 부진했으나 2015년 11조원, 2016년 12조원, 2017년 5조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일부 언론이 지적하는 부채 규모 역시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지난해 기준 총부채는 132조4752억원, 총자본은 70조666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87%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국제 기준 150%를 놓고 봐도 크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부채는 지난해 132조원으로 2018년 114조원, 2019년 128조원 등 연속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올 하반기나 내년 초에 단행할 것으로 예측되는 전기료 인상으로 상환이 가능한 수준이다.


실제로 2013년 전기료 인상으로 그 전까지 줄곧 적자였던 한전이 단숨에 거대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한 바 있다. 심지어 한전이 2015년 11조원 흑자를 바탕으로 2조원의 배당을 실시하자 “전기료를 인하하든지 빚을 갚든지 하라”는 시민사회의 반발에 부딪힐 정도였다.


더구나 한전은 ‘이익’보다 ‘공익’이 우선인 공기업이다.


따라서 ‘탈석탄’이라는 국제 흐름, 특히 탈원전에 초점을 맞춘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맞춰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은 정승일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2018~19년에 벌어진 한전의 대규모 적자는 새로 들어선 정부의 ‘탈원전’, ‘LNG·재생 에너지 발전’ 정책이 그 원인이다. 결국, 정책의 지속성과 성패 여부는 이를 국민에게 얼마만큼 이해시키느냐에 달린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전은 국민주 형태로 민영화됐다고는 하나 근본적으로 국유재산에 속하는 것으로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기간산업”이라며 “국민경제가 어려울 땐 국민 기업이 충격을 완화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주주들로선 경제 외적인 요인으로 경영에 간섭을 받는 것이라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나 국민 세금으로 이만큼 컸으니 국가 위기엔 한전이 그 몸값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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