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은행들의 송금·ATM기기 서비스 수수료 부과체계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요새 은행들은 창구 대면으로 현금 이체한 고객에게 수수료를 많게는 4000원까지 아무렇지 않게 받고 있다. ATM기기는 그렇다 치고 창구에서도 수수료를 받는다니 소비자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은행 수수료 부과 체계 문제는 2011년부터 크게 인상된 것이 이슈로 부각되면서 지금까지 지목되고 있다.
소비자 편의를 위해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가 고객의 돈을 받아 운용한다는 점이 불공정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사실 은행 수수료 체계에 대한 불합리성 지적은 이슈로 된 시점보다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2005년 무렵에도 있었다. 당시 금융당국이 처음으로 은행 수수료체계 개편안을 하겠다고 선포하면서 ‘소비자 보호’ 목소리가 커졌다.
그때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개선안은 은행 수수료를 원가에 근거해 합리적으로 부과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에 의뢰해 ‘수수료 원가산정 표준안(Best Practice)’을 마련하고, 은행 자체적으로 원가계산시스템에 대한 전문기관의 검증을 받게 한다는 복안도 내놓았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이 경영권 침해 및 관치에 해당한다며 ‘탁상행정’이라고 반발하면서 개편안은 흐지부지 됐다.
이후 은행 수수료가 과도하게 발생한 2011년 이후 다시 소비자들의 지적을 받자, 2013년 금융위원회가 ‘수수료 체계’를 손본다고 나섰지만, 개선은 크게 되지 않았다.
이유는 대대적 점검계획에 나선다고 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은행 수수료 정책의 기조를 정반대로 급선회했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정책 방향이 바뀐 것에 대해 소비자보호와 은행 건정성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해명의 이유로 들었다.
즉, 은행 건전성이 악화되면 소비자 보호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당국은 또한 2016년 은행의 획일적 수수료 체계를 개선한다며 또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은행들이 줄줄이 수수료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국은 알려진 바와 다르게 “금리·수수료 등의 가격변수는 은행권 자율 판단에 따라 결정될 사항”이라며 선을 그어 은행권과 소비자의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았다.
‘엉터리’ 은행 수수료 부과 체계 개편안은 2018년에도 또 발생됐다.
2018년 당시에는 문 정부가 출범하면서 ‘포용적 정책’을 내걸자, 금융당국도 정부의 영향에 기조하기 위한 일환으로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은행 수수료 부과체계를 점검하고 개편안을 추진한다고 다시 나선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오락가락’ 개편안을 보인데다 한창 문제가 생긴 뒤 뒤늦게 수수료 부과 체계 개선안을 내놓은 당국의 모습을 두고 늑장대응으로 인한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그나마 조치된 사항은 ATM기기·송금이체시 수수료가 은행들마다 얼마인지를 은행연합회에 공개하는 정도가 유일하다. 하지만 창구 대면 거래시 이체할 때 발생되는 수수료 공개는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은행권의 수수료 부과 체계 만행을 조장한 건 당국의 오락가락 정책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정부 정책이 바뀌면 그에 따라 생색내는 제도를 시도하고, 이것에 대해 은행의 반발이 이어지면 은행 건전성이 소비자피해로 간다는 식으로 말이 바뀌는 제도가 어떻게 소비자들의 신뢰감을 줄 수 있겠는가.
금융사들의 대부분 수익은 충성고객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과거의 잘못된 답습을 고집하며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면 결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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