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투자자 총 2천여명 중 신한계열(은행·금투) 통해서 가입한 사람만 1600여명
A씨 “계약상 판매 신한금투지만 주도적 역할은 신한은행…검찰 조사 의뢰할 것”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신한PWM 00금융센터 OOO소장입니다. 독일헤리티지신탁은 독일문화유산 건물을 리모델링해 재 분양하는 독일정부사업입니다. 해당사업은 만기도래가 초기 2년이며, 정책사업이라 안정성이 높은 인기 상품입니다.
신한은행을 주거래로 이용한 A씨는 신한PWM센터 PB로부터 독일헤리티지펀드 투자 권유를 받았다.
최소 투자금액이 2억이라고 말하던 PB는 A씨의 퇴직금이 1억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말을 바꿔서 투자를 받아줬다.
A씨는 2019년 6월 피해가 터지면서 원리금을 상환 받으려 했지만 현재까지 돌려받지 못했다. 이후 피해자 모임에 나간 A씨는 '최소 투자금액'이란 것이 투자자의 자산규모에 맞춰춰서 PB마다 다르게 이야기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라임펀드 환매 사태가 금융사들의 사기 판매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가운데 ‘독일정부사업의 일환으로 투자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모은 독일헤리티지DLS(파생결합증권) 판매 사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라임CI펀드 관련 금융감독원 제재심을 앞두고 있는 신한은행이 독일헤리티지DLS펀드를 주도적으로 판매 중개 역할을 한 금융사로 확인됐다.
그간 독일헤리티지펀드를 판매한 금융사로 신한금융투자가 언급돼오긴 했지만 신한은행 PB가 앞장서서 해왔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목되지 않았던 사안이다.
14일 독일헤리티지펀드 피해자 및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3월 해당 상품 만기 도래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금액의 50%를 선 지급해 주기로 결정한 후, 어떠한 보상해결책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50%에 대해 명목상 선 지급 형태가 아닌 가지급으로 일종의 무이자대출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재를 경감받을 목적으로 한 임시조치에 불과하다는 시선이다.
현재 분노한 피해자들은 계약상으로 맺은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가 아닌 적극 판매 권유를 한 신한은행 신탁부 PB들이 문제 대상이라 보고 형사 고소했다.
피해자들은 법무법인 서정을 통해 독일헤리티지펀드 문제관련 법적인 해결의 도움을 받고 있는데, 법무법인 서정은 지난 9일 신한금투 신탁부에서 독일출장을 다녀온 직원 6~7명을 사기혐의로 형사 고소했으며, 향후은행 PB직원 중 추가 혐의가 드러나는 데로 추가로 고발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서정은 신탁부 임직원들이 독일 현지 답사를 목적으로 출장을 5회갔지만 문제의 독일정부가 지정한 문화재 건물이 과연 투자정당성과 가치를 제대로 적합하게 따졌는지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헤리티지 DLS는 독일 정부가 문화재(헤리티지)로 지정한 부동산을 현지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그룹(옛 돌핀트러스트)이 매입해 개발을 진행한 후 수익을 내는 구조로 알려졌는데, 정작 매입 대상 부동산이 유령 공터로 알려지면서 결국 지난해 시행사가 파산 절차에 들어간 바 있다.
상품 판매 당시 저먼프로퍼티그룹은 이 사업을 위해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싱가포르 반자란자산운용의 대출 펀드가 이를 인수해 기초자산으로 DLS 신탁상품을 만들었다.
이 펀드를 판매한 금융사는 독일 현지 시행사인 돌핀트러스트가 글로벌 평가기관의 감정을 통해 미래 매각가치가 4~5배에 이르는 독일 대도시내 기념물 보존 등재 건물에 선별 투자하기 위해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2017년 5월 당시 연 환산 약 7% 약정 수익률을 제공한다고 소개돼 인기를 끌었지만, 인허가 문제 등으로 개발이 차질을 빚으면서 2019년 6월부터 문제가 생겼다. 현재 독일 법원에서 저먼프로퍼티그룹의 파산이 선고돼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의 수는 총 2000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신한은행 신탁부의 PB들을 통해 가입한 사례가 1600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투자금액의 경우 증권사, 1~2억인 반면 은행은 3억~ 30억까지 피해금액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독일그룹이 830억 주고 매입했다”라며 피해자들에게 소개해 향후 아파트나 리조트 등을 지으면 투자수익이 생긴다는 식으로 투자를 권유했다.
현재 독일헤리티지 펀드 손실액은 총 52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판매한 금융사로는 신한금융이 3900억원으로 전체 판매한 금융사 중 80%이상 차지해 가장 많이 팔았다. 나머지 금융사는 하나은행이 550억원, NH투자증권 239억, 우리은행 220억원 순으로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다.
독일헤리티지펀드에 투자한 A씨는 “독일헤리티지펀드 최소 투자금액이 2억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신한은행PB들이 고객보유금액에 맞춰 투자금액을 권유하는 식이었다”고 지적했다.
A씨는 특히 “계약상은 신한금융투자이지만, 사실 신한은행이 주도적으로 판매했다고 봐야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검찰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독일헤리티지펀드를 2017년 5월부터 2018년 말까지 팔았다. 당시 증권사 등 다른 금융사도 판매했지만 모두 2017년도에 중단한 바 있으며, 유일하게 판매사 중 유안타증권은 펀드판매 성질에 있어 부적합하다고 판단돼 2019년 5월 모두 환매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여전히 “펀드 가입 권유는 했지만 판매는 안했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PWM지점은 VIP고객 대상으로 안내의 역할만 할 뿐 판매 프로세스는 신한금융투자가 쥐고 있기 때문에 업무구조를 다르게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은행직원이 권유를 했다는 점에서 은행을 믿고 거래했다고 보고 문제로 볼 수는 있지만 사실 은행이 판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직원에게 들어온 형사고소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은행전체로 들어온 건이 아니다보니 신용정보상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업무상의 문제로 발생되는지 개인의 문제가 있는 지에 대해서는 은행 자체 감사부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신한금융지주의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복합점포가 은행고객들의 자산관리 업무 담당을 가장한 펀드실적판매 유도가 강하다는 점에서 문제의 요인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은행 업무의 대다수는 안내가 영업이고 영업이 곧 실적으로 이어지는 인사평가제도로 묶여있기 때문에 은행, 금투사는 펀드판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복합점포에서 금융계열사간 설정과 판매는 함께 이뤄지고, 중단 과정에서도 정보 교류가 활발하지 않아 피해가 확산된 것”이라며 “은행은 펀드판매의 중개역할을 했고, 판매는 금투가 하도록 하는 구조임에도 명확한 책임이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011년말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이라는 조직을 설립했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독자 운영하던 WM(자산관리) 사업을 업계 최초로 통합한 은행/증권 통합 PB(프라이빗뱅킹)센터다.
PWM은 한 점포에서 은행, 증권, 세무, 보험, 부동산까지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라임사태를 계기로 복합점포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을 라임사건 제재대상에 넣었지만, 주의적 경고만 내려 솜방망이 징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펀드 사기피해 공대위는 오는 19일까지 라임 CI펀드 금감원 분쟁조정을 앞두고 강력한 투쟁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매일 오전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일주일간 종일 투쟁을 통해 신한금융지주사를 압박하고 원금 전액 배상 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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