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소환 조사 앞둔 박삼구···독단이 부른 그룹 몰락

신유림 / 기사승인 : 2021-04-14 15: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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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자료=신유림 기자)

[토요경제 신유림 기자]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를 받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그룹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후 사실상 건설과 운송 부문만 남아 재계 60위 바깥의 중견기업으로 위상이 격하된 바 있다. 여기에 박 전 회장은 이미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지만 이번 혐의는 그나마 남은 금호고속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이번 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을 설립하고 불법 내부거래를 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만일을 대비, 신병확보를 위해 그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출국금지 조치를 두고 검찰이 박 전 회장의 불법 내부거래 외에 중대한 혐의를 포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5년 박 전 회장 지분이 많은 금호고속의 자금 조달을 위해 아시아나항공이 특정 기내식 업체에 30년간 독점사업권을 주고 그 대가로 해당 업체가 1600억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하도록 했다.


이어 박 전 회장은 2016년 8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계열사 9곳을 동원, 1300억원을 금호고속에 대여하도록 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해 8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20억원을 부과하고 박 전 회장과 임원 2명,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같은 해 11월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지난 2월 금호터미널 광주 본사, 서울사무소 등을 압수수색 했다.


현재 검찰의 수사는 막바지 치닫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박 전 회장의 최측근인 박홍석 전 전략경영실장을 조사했다. 이제 박 전 회장에 대한 조사만 남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몰락은 박 전 회장의 독단과 아집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한때 최고의 캐시카우를 보유, “망하는 게 더 힘들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험, 타이어, 항공, 석유화학, 고속버스 등의 업군을 비롯, 엄청난 부동산 자산까지 보유했다.


이에 박인천 창업주 이후 첫째 박성용 회장, 둘째 박정구 회장을 거치며 국내 재계서열 10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02년 회장에 취임한 박삼구는 이후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 등을 인수하며 1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 재계 7위까지 올랐으나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금호고속,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금호생명이 한국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 이후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은 되찾았으나 금호렌터카는 KT에, 금호타이어는 중국 더블스타에 넘어갔다.


2018년 항공 기내식 사건도 박 전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되찾기 위해 자금을 끌어모으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같은 박 전 회장의 독단은 동생인 박찬구 현 금호석유화학 회장과의 불화로 이어졌다. 내실을 중시하는 박찬구 회장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를 극구 반대했다.


또 박 전 회장은 당시 형제간 경영권 승계원칙에 따라 동생 박찬구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줘야 했으나 이를 깨고 아들인 박세창을 후계자로 삼았다.


양측의 감정은 7년간 벌어진 형제의 난을 겪으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박찬구 회장이 석유화학 부문을 계열 분리하는 결과를 낳았다.


박 전 회장의 경영권 회복 욕심에 동원된 아시아나항공 역시 걷잡을 수 없는 부실을 초래, 결국 박 전 회장은 2019년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로 박 전 회장은 ‘역대 최악의 회장’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가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놓고 벌인 이른바 ‘조카의 난’도 사실 박 전 회장이 초래한 것과 다름없다.


박 상무는 역대 가장 뛰어난 경영인으로 정평이 난 박정구 전임 회장의 아들로 박 전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경영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뒤 박찬구 회장에 합류했다. 박 전 회장은 그 일로 동생 집안에 이어 형의 집안과도 등을 지게 됐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더는 ‘아시아나’를 쓸 수 없게 됐다. 또 금호산업과 금호건설을 혼용해 사용하던 사명도 금호건설로 일원화했다.


특히 금호건설은 박 전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산업 사장 체제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박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더 많다.


박 사장은 금호타이어를 거쳐 아시아나IDT 사장을 역임하다가 지난 1월 금호건설 사장으로 취임했다. 생소한 건설업에서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당장 대표이사를 맡긴 무리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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