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김시우 기자] 매년 주주총회 시즌만 되면 오너 일가의 ‘묻지마’ 연봉 논란은 어김없이 불거진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에는 직원들의 성과급과 함께 화두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다수의 기업체 일반 직원들은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연봉 인상률이 줄어들거나 동결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그러나 일부 오너의 보수는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제 것 챙기기’라지만 공정성 없는 셀프 ‘고액 연봉’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허탈함만 가득할 뿐이다.
예컨대 호텔신라의 지난해 매출은 3조1881억원으로 44.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85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사상 최저 실적이다. 그러나 이부진 사장은 급여 11억8400만원, 상여금 37억여원 등 49억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52.6% 증가했다.
회사 측은 “경영역량과 리더십 발휘를 통해 지속적인 회사 성장과 경쟁력 유지, 조직 안정 등에 대한 기여를 고려했다”고 했으나 지난해 매출이 거의 반 토막 나고 적자를 봤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직원들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연봉을 평균 15.3% 줄인 것과 대비된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또한 작년 보수는 30억9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0% 늘었다. 순환 휴직 등으로 사원들의 급여가 평균 15%(대한항공 기준)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구조조정과 인건비 절감으로 작년에 약 2300여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매출은 7조4000억원으로 38% 줄었다. 회사 측은 조 회장이 과거 사장급 연봉을 받다가 지난해엔 회장급 보수로 격상하면서 급여가 늘었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이 또한 일반 사원이 이해하기 어렵다.
호텔·레저업계, 항공업계가 특히나 큰 타격을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보수는 무시 못할 수준이다.
퇴직금도 문제가 됐다.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은 지난해 회사로부터 141억750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퇴직금 118억1700만원과 근로소득 23억5800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전 전 회장의 아내인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은 44억7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퇴직소득이 40억6600만원, 근로소득이 3억4100만원 가량이다.
문제는 전 전 회장과 김 사장은 지난해 1월 계열사로부터 납품받은 자재 일부를 페이퍼컴퍼니로부터 납품받은 것처럼 해 4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김 사장은 전 회장과 함께 횡령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등기이사에서 물러났지만 7개월여 만인 이달 26일 다시 등기이사로 복귀할 예정이다.
‘횡령’ 행위로 회사를 떠났지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앞장서겠다며 등기이사로 다시 재직하는 행보와 급여 수준이 ‘모순적’으로 보일 뿐이다.
근거가 불충분하고 형평성이 결여된 ‘묻지마’ 보상은 누구도 이해하기 어렵다.
올해 초부터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여러 대기업에서 성과급 논란이 불거지는 등 대기업에 다니는 MZ(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정당한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에는 성과급 지급 기준이 불투명하고 명확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성과급을 ‘어떤 기준’으로 받고 있는지 공정하고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늘어났다.
기업의 경영자라는 위치에 있어 성과에 따른 충분한 급여와 보상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기업체의 고통을 비단 일반 직원의 허리띠 졸라매기로 돌리는 것이 마냥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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