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징계안 확정 차일피일..더 늦어지면 ‘봐주기’의혹 제기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이달 말 금융당국의 증권사 라임사태 제재안 결정을 앞두고 KB증권의 박정림 현직 CEO 확정 판결에 관심이 집중된다. 박 대표의 경우 라임사태 문제를 같이 겪고 있는 타 증권사에 비해 현직 CEO에 있어 징계 수위 관련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미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에서 ‘문책경고’를 받았지만,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제재안 확정 여부를 결정하지 못해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더 이상 늦어지면 ‘봐주기’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라임 사태 관련 CEO 징계 여부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가 이달 안으로 KB증권을 포함한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에 대한 징계안을 처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초 지난 2월 8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라임 펀드를 판매한 KB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 3곳에 과태료 부과안을 의결했다. 이에 라임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와 은행들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오게 하는 계기가 됐다.
3월 3일 열린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KB증권의 박정림 대표 징계수위가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박 대표에 대한 징계안이 공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이후 추가로 17일에 다시 정례회의가 열렸으나 ‘라임징계’관련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을 두고 통상 다음 정례회의에 안건이 올라가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보다 라임펀드는 증권사마다 운용 사안이 다르고 종류가 많아 분별이 어려워 판별이 늘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에서는 “정례회의 안건에 대해 금융감독원 측과 소위를 진행한 후 정례회의를 통해 안건의 심의를 결정한다”면서 “아직은 아무것도 말해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속히 결론을 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금융사 관련 제재안이 법적으로 적법한지와 이로 인한 안건소위도 대심제와 비슷한 형식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KB증권 박 대표에게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직무정지·문책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가운데 문책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을 경우 해당 임원은 3~5년 간 금융사에 취업이 제한된다.
현재 KB증권은 이러한 CEO징계여부 안건에 오름에 따라 분쟁조정 및 배상안 등 소비자보호 노력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융사의 소비자 피해 구제노력이 소명될 경우 금감원 제재 감경 사유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기관 검사·관련 규정은 ‘금융거래자의 피해에 대한 충분한 배상 등 피해 회복 노력 여부’, ‘감독원장의 합의권고 또는 조정안을 수락한 경우’ 제재 양정 시 참작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박 대표는 라임사태가 터질 당시 조직 개편에서 리스크심사부를 개편해 리스크를 대폭 확대했다. 또 기업금융(IB) 및 대체투자 관련 전문 심사부서를 신설해 자산관리(WM) 고객 관련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전문적인 심사체계를 강화했다.
KB증권은 피해 구제를 위해 지난해 12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결정한 60%~70% 비율의 배상안을 업체 최초로 수락했다. 이후 KB증권은 피해투자자들과 배상안 노력에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KB증권은 “지난해 7월 라임펀드 환매 중단으로 손실을 입은 개인 고객에게 가입금액의 40%를 선지급하는 등 투자자 배상에 적극적으로 협상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은행들이 소비자피해 구제 관련 금감원 제재심 소비자보호처가 소명하는 의견을 밝힌 것처럼 증권사들도 징계 경감 참작을 위해 적극 소명을 할 것이라 보고 있다. 소보처의 소명이 금융당국 제재심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송홍선 자본시장 연구위원은 “이미 사고는 났지만 고의적이지 않다는 CEO들의 적극 소명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배상의 노력이 소비자보호 대응 차원에서 당국의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판단하는 과정에 정상참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소비자피해구제에 대한 노력은 금융사들의 기본 취지일 뿐 금융위원회의에서 징계수위를 결정할 때 낮은 징계를 결정하거나 지나치게 고민이 늦어진다면 ‘봐주기’ 의혹도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도 금융당국은 금융사고가 나도 KB금융의 CEO에 대한 넓은 포용의 징계수위를 결정한 바 있다”면서도 “라임사태는 DLF사태와 보다도 손실문제는 더 크다. 따라서 금감원의 기관 경고와 무색하게 징계수위를 낮추게 된다면 소비자들 입장에서 반발이 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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