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의 '지원 선결 조건' 제시에 "이동걸 행장 퇴진" 시위로 대응 눈쌀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쌍용자동차가 결국 ‘임금 삭감’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P플랜 이행을 위한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유력 인수 후보인 미국 HAAH사의 투자 결정이 난항을 보이는 데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최근 쌍용차의 행보를 두고 “안이하다”며 직격탄을 날린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 쌍용차가 보인 자구안 이행 노력이 사실상 말뿐이었다는 점과 최근 노동자연대가 쌍용차 노동자들의 일자리 보전을 위해 ‘국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예병태 쌍용차 대표를 비롯한 노사는 지난 17일 이동걸 산업은행장과 회동 후 원가절감 계획을 고심 중이다. 특히 노조 내부에서도 임금 삭감을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변화가 감지됐다”며 반기는 분위기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평가다.
먼저 노동자연대가 주장하는 ‘2019년 쌍용차 노조의 두 차례에 걸친 희생’의 결과물을 살펴보자.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 총직원은 5003명, 급여 총액은 4297억원, 평균연봉은 8600만원이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직원 수는 같지만, 급여 총액은 -200억원, 평균연봉은 –400만원으로 일부 연봉 삭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판관비 총액을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판관비(판매관리비)는 급여, 복리후생비, 접대비 등을 포함하는데 쌍용차의 2019년 판관비는 5495억원으로 전년 5264억원보다 오히려 230억원이나 늘었다.
성과급·상여금 반납, 기본급 동결, 각종 복지 대폭 축소 등을 시행했다는 사측의 주장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특히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18년 3조7050억원에서 2019년 3조6240억원으로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출 증가율은 더 커진 셈이다.
쌍용차의 매출 총이익률을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18년 12.5%에서 2019년 7.2%에 쪼그라들었다. 이는 현대차 18%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자연히 원가비율도 지나치게 높다. 2017년 85.2%에서 2018년 87.5% 2019년 92.4%로 매해 상승 중이다.
여기에 지난해 기준 자본총계/자본금 비율은 –11.8%를 기록,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회사를 운영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를 보인다. 다만 지난해 재무제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쌍용차에 당면한 과제는 임금 삭감 정도가 아니라 이동걸 행장이 강조한 ‘사즉생’ 즉 ‘뼈를 깎는’ 구조조정뿐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나온 노동자연대의 ‘쌍용차 국유화’ 주장은 노조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만든다.
이 행장과 쌍용차 노사가 만나 심도있는 논의를 가진 지난 17일 노동자연대는 장문의 글을 통해 쌍용차의 국유화를 주장했다.
연대 측은 “지금까지 쌍용차가 숱한 위기를 겪은 건 역대 정부 탓”이라며 “어떤 방식이든 일방적으로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는 구조”라고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일시적이 아닌 영구적 국유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투쟁을 이끌 조직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 파문을 일으켰다.
이 같은 기조는 최근까지 쌍용차 노조가 이동걸 행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데에서도 잘 나타났다. 노조 측은 이 행장이 쌍용차 지원에 선결 조건을 걸며 난색을 드러내자 이 행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쌍용차 노조의 지나친 자기주의에 대한 비판과 함께 회사를 살리기 위한 진정성 있는 자구안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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