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위해" vs "증세 목적 꼼수"…‘설탕세’ 갑론을박

김시우 / 기사승인 : 2021-03-19 10: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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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1리터에 110원 이상 가격 인상 전망
영국의 한 과체중 시민 (자료=연합뉴스)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설탕(당류)이 첨가된 식품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 추진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뤄지고 있다.


국민 건강을 위해 설탕세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과 증세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로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지난달 26일 당류가 들어간 음료를 제조하거나 수입·판매하는 업자 등에 건강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설탕세의 취지는 현행법상 담배에만 부과하는 건강부담금을 비만과 당뇨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당류 첨가 음료에도 부과해 판매 감소와 대체음료 개발 등을 유도하는 것이다.


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당 함량이 100L당 1㎏ 이하면 100L당 1000원의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 또 ▲1~3㎏ 2000원 ▲3~5㎏ 3500원 ▲5~7㎏ 5500원 ▲7~10㎏ 8000원 ▲10~13㎏ 1만1000원 ▲13~16㎏ 1만5000원 ▲13~20㎏ 2만원 등의 부담금을 내도록 했다.


강 의원은 “가공식품 당류 섭취량이 총열량의 10%를 초과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 위험이 39%, 고혈압 66%, 당뇨병 41%로 보고됐다”며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설탕세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반응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설탕세를 도입하려는 진짜 목적은 국민 건강 증진이 아닌 ‘세원 확충’ 탓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한 누리꾼은 “건강 증진을 위한 도입 취지는 알겠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부족해진 국가 재정을 설탕세로 채우려는 것이 아니냐”며 지적했다.


또한 설탕세로 인해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물가에 영향을 주는 등 저소득층에게 부담을 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강 의원이 제안한 설탕세 기준을 예시로 본다면 100ML당 11g의 당류가 들어간 ‘1L 코카콜라’의 경우 110원의 건강부담금이 부과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개정안을 찬성하는 여론에서는 ‘건강을 위한 설탕세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여러 국가에서 설탕세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더 이상 도입을 미룰 수 없다고 말한다.


실제 설탕세를 도입한 국가는 전세계에 미국, 프랑스, 영국, 미국, 멕시코, 핀란드, 말레이시아, 이탈리아, 노르웨이 등 30여개다. 이외에도 캐나다와 대만 등이 설탕세 도입을 준비 중이다.


현재 비만이 전 세계적으로 큰 질병으로 떠오르면서 세계보건기구(WHO)도 국가 단위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설탕세 정책 효과도 분명히 나타났다.


인구의 70% 이상이 과체중·비만인 멕시코는 2013년 설탕이 들어간 음료에 1L당 1페소(약 60원)의 설탕세를 부과한 후 청량음료 소비가 6% 줄었다. 노르웨이도 설탕세 도입으로 2018년 설탕 섭취량이 24㎏을 기록해 10년 전보다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설탕세 도입 발표 후 청량음료 기업의 절반 이상이 설탕 함량을 줄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발간한 ‘2020 알고 싶은 건강생활 정보’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 비만율은 지난 2016년 30.5%였던 것이 2018년 32.0%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도비만율도 5.1%에서 6.1%로 올랐다.


2017년 기준 한국 비만율은 OECD 국가 중 일본에 이어 최저 수준이지만 비만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설탕세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식음료 업계에서도 ‘당 저감’ 취지에 동감하고 있다. 최근 저당 음료나 식품을 출시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한 식음료 업계 관계자는 “당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 동감하면서 ‘제로 콜라, 사이다’ 등 저당 식품 등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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