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망과 욕망 사이’ 박찬구vs박철완…금호석화 주총 향배는?

신유림 / 기사승인 : 2021-03-18 13: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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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노조 이어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도 엇갈린 의견 내놓으며 공방전
왼쪽부터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 (자료=신유림 기자)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운명이 걸린 주주총회가 오는 26일로 다가오면서 표심의 향배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은 최근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각각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의 손을 들어주면서 더욱 심화한 모습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글래스루이스는 박 상무가 제시한 배당안과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선임안, 박 상무 사내이사 선임안 등에 찬성표 행사를 권고했다.


반면 ISS는 지난 14일 금호석유화학 측이 제안한 안건 전부에 찬성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당시 ISS는 박 상무 측 안건은 “너무 과격하고 설득력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양측 지분은 큰 차이가 없다. 박 회장 측은 본인 지분 6.7%와 특수관계인 포함 14.9%이며 박 상무 측은 본인 지분 10%와 우호지분을 더해 13~14% 수준이다.


즉 우군을 누가 더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셈이다.


최근 변수로 떠오른 사측이 의결권을 위임받는 과정에서 불거진 ‘홍삼 세트 제공’ 논란도 관심거리다.


박 상무는 17일 “회사 경영진이 지난 12일부터 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며 회사 측에 찬성하는 방식으로 이미 찬반표기가 완료된 위임장 용지를 교부하고 있다”며 “회사 측 안건에 찬성하면 홍삼 세트 등 대가를 제공하는 위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박 회장은 2019년 주총 당시에도 소액주주들에게 위임장과 더불어 선물세트를 제공, 논란을 일으킨 전례가 있다.


이에 대해 한 주주는 “회사 측에서 주주들 동의서 받으려고 돌아다닌다던데 그러게 미리 경영이나 잘하지 그랬느냐”며 꼬집었다.


현재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박 상무가 월등한 지지를 받는 추세다.


한 주주는 “박 상무의 배당 제안이 경영 리스크를 유발한다는 회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현재 경영 자체가 리스크”라고 되받아쳤다.


그는 사측이 ▲배임 수준의 거금을 들여 리조트를 사고 ▲경영과 관련 없는 주식들 평가 손실 심하고 ▲묶어둔 자사주(18%) 네이버처럼 활용도 못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동종 업계 배당성향이 훨씬 높은데 그런 회사는 왜 망하지 않았느냐”며 박 상무의 제안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금호석화의 배당성향은 13.9%로 SK케미칼 56.7%, SKC 59.3%, LG화학 49% 등 동종업계 평균 49.3%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며 해외 경쟁사의 85.3%와 비교하면 71.4%포인트나 차이 난다.


최근 사측이 배당을 확대(보통주 4200원, 우선주 4250원)하겠다고 밝힌 건 이 같은 비난을 의식한 제안이다.


특히 주주들은 최근 회사 노조가 박 상무를 향해 “후안무치하다”고 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는 “노조원들이 업계 평균 임금을 받는 것처럼 주주들도 업계 평균 배당받고 다시는 배임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자는 게 어떻게 후안무치라는 거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박 상무의 의도를 폄훼하는 시각도 있다.


박 상무의 부친은 고 박정구 회장으로 박찬구 회장의 둘째 형이다. 금호그룹 역대 회장 중 가장 경영을 잘한 인물로 꼽힌다. 실제로 박찬구 회장도 박정구 회장을 가장 존경할 만큼 그의 경영능력은 탁월했다.


하지만 65세의 이른 나이에 타계하고 바로 아래 동생인 박삼구 회장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탓에 박 상무는 경영에 참여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 때문에 박 상무는 박삼구 회장 편에서 박찬구 회장을 공격하는 등 수시로 경영 참여의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극심한 경영난으로 그룹이 쪼개진 후 갈 곳 없어진 그를 받아준 건 바로 박찬구 회장이다.


이후로도 박 상무는 금호석화의 공동경영을 주장하며 당시 채권단에 박 회장을 고발하는 등 각을 세우다 채권단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처럼 박 상무가 자신을 받아준 삼촌을 향해 칼을 겨눈 이유는 바로 아버지와 자신이 못 이룬 꿈에 대한 욕망 때문이라는 게 일각의 해석이다.


하지만 이에 반해 박 회장이 자초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박 회장은 2009년 금호그룹과 계열 분리를 추진하면서 채권단에 박 상무와 공동경영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어 장남 박준경 상무와 박철완 상무의 공동경영 방침도 박철완 상무가 배제되고 박준경이 홀로 전무로 승진하면서 또다시 깨졌다.


어찌 보면 박철완 상무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한편 법원은 이번 주총에서 검사인을 선임해달라는 박 상무의 신청을 받아들여 왕미양 변호사를 검사인으로 선임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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