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노도강만 문제가 아니에요...재산세만 수백만 원ㅠ”

김자혜 / 기사승인 : 2021-03-17 16: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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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자혜 기자] 부동산이 3월 민심을 흉흉하게 물들이고 있다.


이달 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투기 의혹이 확인되면서 상대적 박탈감과 배신감에 여론은 들끓었다.


앞서 벌어진 투기 의혹이 채 정리되기도 전에 이번엔 공시가격 인상 발 ‘재산세 폭탄’이 산발적으로 서울로 떨어질 위기다.


국토교통부 지난 15일 공동주택 공시가격 안을 공개했는데 올해 상승률은 전국평균 19.08%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보유하고 있는 주택의 과세표준액도 오른다. 만약 지난해 서울에 공시가 5억8000만원대 아파트 1세대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올해는 7억원대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보유세다.


서울서 아파트를 한 채 보유하고 있는 한 취재원은 “정부는 19% 정도 인상을 발표했고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 정도만 공시가격이 30% 올랐다고 한다”며 “사실상 아파트만 따지면 서울 전반적으로 30%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모의분석은 지난해 서울에서 공시가격 5억3000만원의 아파트 1세대를 보유한 사례를 들었다.


이 세대는 올해 공시가격이 7억원으로 뛰게 된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시세 7억6000만원에서 올해 10억원으로 시세가 급등하면서 정부가 정한 기준가 9억원을 초과한다.


이 세대의 보유세 납부액은 지난해 123만4000원에서 160만4000원으로 늘어난다. 증가율은 30%다.


서울 전반에서 공동주택가격 변동률이 평균치 19.91%보다 낮은 곳은 종로 13.60%, 서초 13.53%, 강남 13.96%, 용산 15.24%, 은평 17.85%, 강서 18.11%, 송파 19.22% 등이다.


이를 제외한 18개 구는 모두 20% 이상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에서 아파트를 한 채 소유한 이들의 재산세가 급등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내년까지 아파트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들 아파트 보유자 중 서울서 아파트 1채만을 보유한 이들에겐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건강보험은 재산세 과세표준이 공시가 9억원을 초과하면 피부양 자격도 박탈한다. 4대 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넘어가면 건강보험료 부담이 커진다.


아이 학비에 맞벌이해가며 부동산 이익을 보고 싶어 무리해 서울 아파트를 매입한 젊은 부부나, 오랜 기간 서울서 1주택에 머물러 지낸 노년층이라면 이 재산세 부담이 결코 가벼울 수가 없다.


앞서 서울 공시가 상승을 말한 취재원은 “지금 세금 때문에 다들 난리 났어요”라고도 전했다.


집이 없는 사람은 LH직원이라는 이유로 얻은 수혜에 박탈감을 느끼고 그나마 서울에 한 채 마련한 사람은 재산세 폭탄에 쩔쩔맨다.


못 가져도 우울하고 가져도 우울하다. 부동산이 몰아넣은 집단 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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