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H가 쏘아 올린 현실판 ‘어몽어스’…범인은 우리들 중에 있다

김자혜 / 기사승인 : 2021-03-10 17: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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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전수대상에 국회의원은 과연 포함이 될까 안될까?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지난해 모바일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게임이 있다. 마피아게임의 온라인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어몽어스(Among Us, 우리들 중에서)’다.


이 게임은 2018년에 출시 당시 인기가 미미했으나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가 오르더니 지난해는 코로나19 특수를 봤다. 바깥출입이 어려워진 이들이 게임에 몰린 것이다.


게임 방법은 마피아게임과 같다.


여러 명이 동시 접속한 후 지정된 범인을 색출한다. 범인이 아닌 사람들끼리는 대화를 통해 범인을 추정한다. 범인이 만약 끝까지 살아남으면 승리한다.


지난해 유행한 어몽어스 게임이 어쩐지 이달 들어 현실로 옮겨진 것 같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임직원 투기의혹을 파악하기 위해 시작된 '공직 투기 조사'가 그러하다.


LH에서 국토교통부까지 확대된 조사대상은 광명·시흥시, 인천 계양구 등 3시 신도시 지역에 이어 부산대저, 고양창릉까지도 언급된다. 여기에 경기주택도시공사(GH)·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토지 취급 공사로도 투기조사 대상이 넓어지는 모양새다.


어몽어스와 같이 정부는 땅을 투기한 공직자·공기업직원 범인을 색출하는 중이다.


여기에 국회의원들도 재빨리 나서 재발 방지법을 연일 꺼내고 있다. 발의된 개정안은 적발 시 처벌 수준을 상향하거나 투기로 얻은 재산몰수, 토지매매 사전등록제 등 공직자의 투기를 사전에 막거나 처벌 수준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쯤에서 의문스러운 점이 생긴다. 과연 이러한 일이 과거에는 없었느냐, 국회의원들은 공직자가 아닌가 하는 부분이다.


불과 3년 전인 2019년 한겨레는 국회의원이 보유한 농지 관련 탐사보도를 한 바 있다.


당시 한겨레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그 해 국회의원과 그 배우자 99명은 농지를 갖고 있었다.


그 중 일부는 신도시, 산업단지 등 개발 예정지 인근을 찾아 땅을 샀고 본래 땅 주인들은 국회의원들에 땅을 넘기고 새로운 농작지를 찾아갔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김학용 의원은 농지취득 4개월 만에 시세차익을 2억 넘게 봤다.


개발구 지역공약을 냈던 의원이 개발 수혜지에 토지를 소유한 경우도 있었다. 먼 옛날의 일이 아니다 불과 3년 전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확진자가 번져나가듯이 조사대상이 확대된다면 국회의원까지 그 칼끝이 향할 것인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나라에 팽배한 ‘투기문화’가 이렇게 검은 속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쯤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같은 자리에 있었다면?’, ‘나는 양심이 있었을까?’


혹자는 나는 절대 그렇지 않다. 나는 그럴 수 없다고 대답할 수 있겠다. 그러나 대다수는 ‘잘 모르겠다’, ‘나라도 그랬을지 모른다’고 답할 것이라 본다.


아니라고 하기에는 우리 주변에 ‘땅 투기’, ‘부동산 투기’로 수익을 본 이들이 너무나도 많다. 서민들이 이러한데 공직은 오죽할까.


뿌리째 투기문화를 뽑아버리기엔 한국 땅은 너무나 오랫동안 ‘부동산 왕국’을 유지했다.


옆집이 산 아파트값이 하루아침에 뻥튀기되고, 건넛집이 재개발돼 윤택해지는 모습을 십-수년도 아니고 수-십 년간 봐온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국민정서에 DNA화 되어버린 투기문화를 어디부터 손보는 것이 옳다 할 수 있을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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