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김효조 기자] ‘돈거래는 형제?자매끼리도 하지 말아야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은행 직원에게는 믿고 돈을 맡기고 거래를 한다. 금전적 거래에서는 아무리 가까운 형제?자매끼리도 믿고 거래하기 쉽진 않지만 신뢰를 기반으로 금융사와 거래를 하고 있다. 의식하진 않지만 우리는 금융회사를 믿고 있고 그 밑바탕에는 항상 그들의 신뢰가 있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2008년 하반기에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시스템과 금융회사들에 대한 신뢰가 세계적으로도 크게 떨어졌다. 당시 금융위기는 우리가 그동안 최고의 전문가 집단이라고 믿고 신뢰해왔던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신용평가사들과 합작하여 위험 덩어리인 금융상품이 위험한지도 모르고 매매하다가 촉발됐고 전 세계적으로 금융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
투자자들에게 1조6679억 원의 손실을 안긴 라임 사태는 금융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대표적 사례다. 라임자산운용은 5년 만에 국내 헤지펀드 업계 1위에 올랐지만 작년 10월 펀드 환매 중단에 이어 수익률 조작 등이 드러나면서 회사 및 증권사 관계자, 뇌물을 받은 전 청와대 행정관 등 10여 명이 구속됐다. 라임 사태 직전에는 독일 국채 등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피해를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문제가 불거졌다. 연이어 발생한 사모펀드 사고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2조5000억 원을 넘었다.
이외에도 사모펀드들이 비양심적으로 운용한 것은 물론이고 대형 은행과 증권사들까지 마구잡이로 부실 펀드를 판매하는 모습에 금융권의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로 줄어드는 예대마진을 판매수수료로 벌충하기 위해, 증권사들은 고수익을 원하는 고객을 붙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부실 펀드를 판매하는 일도 있었다.
이를 잡기위한 금융당국의 노력도 보이고 있지만 사후 감독이 소홀하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나왔고 이미 금융소비자들의 화는 머리 끝까지 올라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NH투자증권), 수탁사(하나은행), 일반사무관리회사(한국예탁결제원)에 기관경고안을 사전 통보했으나 대책위원회는 금융감독원의 사전 통보한 징계안이 가볍다고 판단했다. 이에 18일 옵티머스 펀드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와 금융피해자연대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사기 사건에 대한 제재심을 하루 앞두고 금감원에 NH투자증권 영업취소와 하나은행, 한국예탁결제원에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잊어버릴만 하면 일어나는 금융회사 직원의 횡령사건, 금융소비자를 바보로 만드는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금융회사의 대규모 정보유출 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금융사에 대한 따가운 시선은 더 깊어지고 있다.
이미 금융권의 신뢰도가 바닥을 치는데 이보다 더 떨어지다 보면 우리는 그들과 거리만 둘 것이 아니라 철벽을 쳐버릴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신뢰가 무너지면 금융이 무너지고 금융이 무너지면 경제가 무너질 것이다. 금융에 대한 신뢰는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밑받침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 고객들의 금융거래?서비스 사용은 줄게 될 것이고 그 결과 시장은 축소되며 경제 전반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생겨날 것이다. 모든 경제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이 위축되면 실물경제도 잘 돌아가지 않아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미 먼 길을 건너온 것 같지만 이제라도 금융사들은 돌아선 금융소비자들의 등을 돌려놓고 금융신뢰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금융사들은 잃어버린 신뢰도를 다시 쌓기 위해 이를 위한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또 철저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하고 사고 방지를 위한 전산시스템의 정비, 금융소비자 보호 등에 금액을 아끼지 않고 투자하고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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